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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10조 돌파 기대...왜 해외채권인가 ①저금리시대 돌파구..증권사는 새 먹거리

이승우 기자공개 2013-03-04 15:55:09

이 기사는 2013년 03월 04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큰 장이 섰다."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브라질과 멕시코, 터키 등 신흥국에 대한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00년대 중반에는 투자 대상이 주식이었다면 이번에는 채권이다. 이들 3개국에 대한 국채 투자는 이미 5조 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인도 등 또다른 신흥국들도 물망에 오르고 있어 연내 10조 원 돌파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인 투자자 뿐 아니라 개인 역시 고금리를 기대하며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두자릿수에 가까운 금리 매력은 환율 리스크를 감수할 용기를 불어 넣는다. 2%대에 달하는 중개 수수료는 증권사들의 새로운 수익원으로 급부상하면서 둘간의 이해관계가 딱 들어맞고 있다.

◇ 저금리시대 돌파구..고성장 신흥국 타깃

정책금리 2.75%. 추가 인하 가능성도 있다. 기준금리가 역사적 저점을 형성하면서 대부분의 국내 금융상품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다. 그나마 저금리로 풀린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으나 기대치와는 거리가 먼 게 현실이다.

채권은 어떤가.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3%대에 그치고 있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수익률이 제로 수준에 근접해 있어 금융자산을 굴리는 개인들에게는 위협이다. 금리가 조금이라도 높다치면 부도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회사채다. 침체 국면에 빠진 부동산은 말할 것도 없다. 결국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됐다. '와타나베 부인'으로 대변되는 일본과 같은 개인의 해외 투자 시대가 본격화된 것이다.

그중 채권은 부도가 나지 않는 이상 원리금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주식에 비해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투자 대상 국가의 신용등급이 높은 편이고 국가가 발행자(Issuer)여서 부도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낮기도 하다. 성장률이 높은 신흥국 채권에 집중 투자하면서 환리스크로 인한 수익률 훼손에 대한 우려도 상쇄시키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넘나들고 있으나 개인들은 그동안 주식으로 피해만 입었다는 생각이 강해 선뜻 나서지 않고 있고 이를 대신할 상품을 찾고 있다"며 "결국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기는 신흥국 채권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법인 투자자들이 먼저 움직였다. 저금리 지속으로 투자 상품을 찾지 못하자 쿠폰금리가 확정된 해외채권에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다만 개인과 달리 환헤지를 해놓고 환차손을 고정시켜 놓았다.

외화증권투자
기관투자자 외화증권투자 잔액 추이(출처: 한국은행, 단위:억달러)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채권 투자 잔액은 167억8000만 달러로 전체 외화증권 투자중 27.6%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20%대 초반에 머물렀던 비중과 잔액 규모는 최근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반면 주식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특히 자산운용사가 적극적이다. 2011년말 20억1000만 달러였던 잔액은 작년말 56억8000만 달러로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저금리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보험사 역시 해외채권 잔액이 1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박유나 동부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도 고령화, 저성장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며 "보험사가 필두가 돼서 해외 투자에 본격 나선 일본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개인들 역시 결국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고 그 중 국채가 리스크 대비 수익률 면에서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 PB 핵심 상품....경쟁 치열 '레드오션화 불가피'

증권사들에게는 새로운 수익원이다. 주식 업무 위축으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해외채권 중개 수수료는 훌륭한 수익 대체원이 되고 있다. 국내 채권 중개 수수료가 0.01%도 채 안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2~3%(토빈세 등 포함)에 달하는 수수료를 일시에 벌어들이는 건 '노다지'나 다름 없다. 1조5000억 원을 팔았다고 가정하면 300억~ 450억 원의 이익을 상품 하나로 얻게 된다. 긴 만기 채권의 연간수수료를 판매와 즉시 한꺼번에 인식하는 것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만기가 긴 채권을 팔면 수수료를 일시에 인식하게 되는데 국내 채권 중개 수수료에 비하면 말 그대로 블루오션"이라고 말했다.

증권사 손익현황
(출처: 금융감독원)

해외 국채는 PB 영업에 있어서도 필수 아이템이 되고 있다. 대부분 증권사들이 PB 영업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상품 라인업으로 해외채권을 필수적으로 구비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 강화로 인한 절세 효과는 고액 자산가들이 자발적으로 해외채권을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증권사 PB는 "가능한 많은 상품을 준비해야만 자산배분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며 "해외채권은 증권사 입장에서 PB 영업을 하기 위해 꼭 갖추고 있어야 하는 상품"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점차 레드오션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후속 증권사들의 가세로 수수료 인하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높아진 시점이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확고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우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도 해외채권 판매에 적극 가세하고 있다. 그동안 손을 놓고 있던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브라질 채권 판매를 시작했다. 동부증권도 내달 중 판매를 위해 준비 중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채권 중개 수수료는 국내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게 사실이지만 후발주자들의 진입으로 수수료 인하 경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단순 중개에 그치지 말고 해당 국가에 대한 심도깊은 분석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등 수수료 경쟁 외 서비스의 차별화를 해 나가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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