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교보·동양·MBK, 4파전 예상 교보-한화, 상대방 행보에 촉각···동양·MBK는 자문사 선정 잰걸음
민경문 기자공개 2013-03-05 15:14:19
이 기사는 2013년 03월 05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NG생명 한국법인 매각 절차가 2012년 공식 계리보고서가 나오는 3월말 쯤 재개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한화, 교보, 동양 등 몇몇 국내 생명보험사들과 MBK파트너스 등 대형 사모투자펀드(PEF) 한 두곳이 협상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지난해 ING생명 아시아 전체 매각 절차에 참여했던 외국계 대형 보험회사들의 참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AIA는 ING 말레이시아 법인 인수에 성공하면서 한국법인에 대한 추가 인수 의사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푸르덴셜도 아직 움직임이 없다. 당시 인수자문을 맡았던 다이와증권은 이미 동양생명으로 갈아탔다. 매뉴라이프와 메트라이프 역시 마찬가지다.
해외 사모투자펀드(PEF)들을 잠재 인수후보로 상정할 순 있지만, 국내 보험업상 지분 10% 이상을 취득하기 어렵다. 입찰에 참여하더라도 재무적 투자자(FI)로서의 역할에 그칠 수 밖에 없다.
결국 남은 곳은 국내 금융그룹, 생명보험사들과 MBK 정도다. 지난달 ING그룹 고위 경영진이 방한해 국내 인수 후보들을 직접 만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당시 랭크 코스터 ING 아시아·태평양 보험부문 대표는 MBK파트너스, 교보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신한금융, 미래에셋 등 국내사 여섯 곳을 방문, 거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진행해오던 기업공개(IPO)를 계획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어서 M&A 협상 참여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 신한금융의 경우 보험업 등 제2 금융 강화 차원에서 접근도 가능하지만, 실제론 ING생명 한국법인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지 않다고 내부자들은 전한다.
이들을 제외하면 그나마 가능성 있는 원매자는 MBK파트너스, 교보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정도다. 동양생명은 이미 크레디트스위스(CS)와 다이와증권을 자문사로 선임하며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MBK파트너스도 KB금융의 ING생명 아시아사업 인수를 자문했던 바클레이즈를 인수 자문사로 선임했다.
현재 교보생명과 한화생명 측은 내부 검토 중이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움직임은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 입찰에서도 관심을 보였던 이들이지만 KB금융과 해외 SI들의 경쟁 속에 사실상 중도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거래 금액이 2조5000억 원에 육박했다는 점도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 다를 수 있다. 업계 2위 자리를 다투는 두 기업 중 어느 한곳이 ING생명 한국을 인수하는데 성공하면 2, 3위 자리가 굳어질 수 있다. 현 시점에서 예측되는 경쟁 구도하면 둘 중 한 곳이라도 뛰어들면 단박에 유력한 후보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시장 관계자는 "동양생명의 경우 ING생명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업계 4위에 그치는 만큼 크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교보와 한화 입장에선 서로 상대방의 입장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직 자문사 선정을 하지 않고 있는 점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어느 한 쪽이 인수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나머지 한 쪽도 반드시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ING생명 한국법인의 새 주인이 누구냐에 따라 남은 한 곳은 국내 보험업계 3위 추락이 불가피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매각 주관사인 골드만삭스와 JP모간 측에서 매각 지분을 50%까지 줄일 것을 제안한 것도 이들 두 곳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일 것"이라며 "이들의 경쟁 구도 성립 여부에 따라 이번 딜의 흥행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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