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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구조 갈등...상장 지연 불가피 신주모집 병행시 밸류 하락 우려...예심청구 2분기로 연기

한형주 기자공개 2013-03-06 08:54:38

이 기사는 2013년 03월 06일 08: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현대로템 기업공개(IPO)에 악재가 발생했다. 공모구조를 둘러싼 거래 당사자 간의 갈등으로 인해 이르면 이달 중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던 상장예비심사 청구 일정이 4~5월로 미뤄지게 생겼다. 상장을 통해 신규 자금을 조달하려는 발행사와 비싼 가격에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노리는 재무적 투자자(FI)의 이해상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과 주관사단은 1분기 중 상장예심 청구서를 제출한다는 기존 계획을 변경, 4~5월로 일정을 잠정 연기했다.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상반기 상장' 목표를 고수했지만 뜻밖의 악재가 발목을 잡으면서 상장 시점도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로템이 2대주주이자 FI인 모간 PE와 약정한 기업공개(IPO) 시한은 오는 5월. 그럼에도 상장 준비를 늦출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신주모집·구주매출 비중을 각각 얼마로 정할 것인지에 대한 양측 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로템의 상장을 위한 공모는 기본적으로 신주모집과 구주매출을 병행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신주 발행 규모가 클 수록 모간 PE 보유지분의 가치는 희석된다. 시가총액(약 1조 원)은 그대로인데 발행주식 수가 늘어나니 주당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모간 PE가 지난 2006년 현대로템 지분(42.36%)을 취득하는 데 들인 비용은 2038억 원(주당 7527원)이다. 신주모집 없이 모간 PE가 보유지분 중 30%가량을 구주매출한다면 3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회수, 1000억 원대의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로템이 총 발행주식의 30% 정도를 신주로 발행할 경우 구주매출만 할 때보다 주당 가격이 3000~4000원가량 낮아질 것으로 IB업계는 보고 있다. 로템 입장에선 고속철 품질 혁신 등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일정 비중의 신주모집이 필요하다. 공모 구조가 어떻게 짜여지느냐에 양쪽 모두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공모구조를 둘러싼 로템-모간 PE 간 줄다리기는 2012 회계연도 결산이 완료되는 다음주를 기점으로 방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갈등 해소의 실마리는 결국 실적과 밸류에이션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IB업계 관계자는 "모간 PE는 가격이 좋으면 상장을 통해 지분을 털고, 안좋으면 기다렸다가 상장 후 블록딜을 추진할 가능성을 모두 열어 놓고 접근하고 있다"며 "조만간 나올 실적을 확인한 후 로템과 함께 딜 구조를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로템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액은 2조1800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17.6%, 37.6% 늘어난 1200억 원과 647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순이익은 3분기 누적치가 전년 한 해 실적(684억 원)과 맞먹는 수준인 만큼 4분기까지 합치면 개선폭이 클 것으로 관측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현대로템의 상장 의지나 역량이 충분하기 때문에 IPO가 약정 시한을 넘기더라도 PE 측이 펀드 만기를 연장하는 데 큰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로선 밸류 산정시 모두를 만족시킬 만한 숫자가 나와주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홍콩·싱가포르에서 투자설명회(NDR·Non Deal Roadshow)를 열고 해외투자자 수요를 파악한 현대로템은 다음주 유럽과 미국 등을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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