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3월 15일 16: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양증권이 14일 하루동안 판매한 인도 국채가 예상밖의 인기를 끌었다. 당초 예상목표액을 훨씬 뛰어넘은 470억 원을 단 하루 만에 팔아치웠다. 인기의 비결은 짧은 만기와 상대적 고금리다. 인도 국채는 만기 1년에 연 기대수익률이 7%대다. 6개월마다 지급되는 이표금리(약 3.5%)에 자본차익, 환차익까지 더해 목표수익률(7%)에 도달하면 조기상환도 가능하다.◇ 조기상환·고금리 등 투자 매력↑
동양증권 관계자는 15일 "투자자들이 인도 국채에 요구하는 수익률은 연 7%대"라며 "6개월 후 이표 지급 시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굳이 만기 때까지 묶어둘 필요가 없다"고 전했다. 즉 돈을 몇 년씩 묶어둬야 하는 기존 해외채권에 비해 기회비용 측면에서 우월하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판매하는 해외채권의 경우 만기가 짧게는 15개월에서 길게는 10년까지다. 브라질의 경우 4~10년이고, 터키는 15개월과 10년, 멕시코는 4.4년과 9.4년이다. 그나마 만기가 짧은 터키 국채 15개월물의 경우 만기수익률이 5.62%(13일 기준)에 불과하다. 인도 국채는 국내에 있는 해외채권 가운데 만기 대비 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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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PB는 "투자자 입장에서 해외채권은 고금리와 안전성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만기가 길다는 단점이 있다"며 "브라질 국채처럼 금리가 월등히 높지 않으면 투자매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아울러 인도 국채는 외화를 자국 통화로 환전할 때 붙는 세금인 토빈세가 없다. 조기 환매가 용이해 루피화가 강세를 나타내거나 채권 가치가 오를 때 수시로 매도가 가능하다. 단 매매차익과 이자소득에 대해 소득세(15.4%)가 부과된다. 연 수익률을 7%로 가정한다면 세후 수익률은 약 5.9% 정도다.
◇ 수익률 7%±α...루피화 환율이 '관건'
해외채권에 투자할 때 유념해야 할 점은 환율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환 헤지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본차익이 발생해도 환율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인도의 경우 변동성이 큰 신흥국 통화라는 점에서 환율 추이가 중요하다. 루피화 가치가 오르면 쿠폰금리 외 자본이익이 증가하고, 반대로 가치가 떨어지면 수익률 손실로 이어지는 탓이다. 지난해 브라질 국채의 경우 헤알화가 17% 가까이 급락해 막대한 손실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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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통화인 루피화는 유럽 위기 여파로 최근 3년간 30% 정도 약세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6월에는 1달러당 57.33루피를 기록하며 최고점에 도달했다. 이후 점차 회복세를 나타내더니 지난 5일 54.93루피에서 15일 현재 54.14루피로 하락하고 있다. 한동안 약세를 보이다가 강보합세를 보이는 모습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인도 국채 출시 여부에 환율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지금 루피화가 최저점에 달했다고 판단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단기간에 강세를 보이기는 어렵지만 더 이상의 약세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다수 주요 글로벌 IB도 향후 루피화의 절상을 예상했다. HSBC와 UBS를 비롯한 글로벌 IB들은 2014년에 달러 대비 루피화가 47.5루피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Credit Suisse는 56.2루피까지 절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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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피화가 약세를 보인 데엔 높은 물가상승률의 영향이 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인도의 물가상승률은 꾸준히 올라 최고 11.15%까지 상승했다. 잠시 하락세를 보이다 유럽 재정위기 때 다시 한 번 10%를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7~8%를 오르락내리락하다 지난 1월에 6%대로 내려왔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유럽 위기 이후 물가안정에 접어든 다른 나라보다 인도의 물가수준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예년에 비해 많이 낮아진 것"이라며 "현재 인도 경제의 흐름상으로 보면 물가수준이 낮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인도 정부는 지난해 9월 이후 대대적인 개혁 조치를 단행했고 시장으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 덕에 인도 증시는 지난 하반기부터 올해 1월까지 20% 이상 상승했다. 국제 신용평가사들도 신용등급을 낮추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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