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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지주사전환 '일감몰아주기 과세'가 앞당겼다 정석기업·유니컨버스 등 오너 보유기업 지주사 체제선 증여세 면제 특례

문병선 기자공개 2013-03-21 10:12:21

이 기사는 2013년 03월 21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그룹이 지주회사 전환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일감 몰아주기 과세를 피하려는 목적이 크다는 관측이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일감몰아주기 증여세제에서 면제 특례를 인정받기 때문에 오너들이 지주회사 전환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그룹의 지주사 전환 검토 배경 중 하나로 올해부터 시행되는 일감 몰아주기 과세 시행 제도가 꼽히고 있다.

일감몰아주기 과세는 지배주주와 특수관계에 있는 법인(공여법인)이 일감을 지배주주가 소유한 법인(수여법인)에게 몰아줌으로써 지배주주의 증가된 재산가치에 대해 증여로 의제해 과세하는 것이다. 과세 규정은 2012년 1월1일 이후 최초로 개시하는 사업연도부터 적용한다.

그러나 국내 세법에서는 ‘수혜법인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8조에 따른 지주회사인 경우 수혜법인의 자회사와 손자회사 및 증손회사는 특수관계 법인에서 제외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 내의 기업이 되면 지배주주가 증여의제에서 면제된다는 특례 규정이다.

국내 한 조세 전문가는 "일감몰아주기 증여세제에서 특례 대상이 되는 지주회사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에 국한된다"며 "여러 그룹이 일감몰아주기 과세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주사 전환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한진그룹 오너일가 지분보유 회사 현황

한진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최근 지주사 전환 검토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도 일감몰아주기 과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지주회사 전환을 검토한 것은 지난해부터이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일감몰아주기 과세 영향도 적지 않다"며 "일부 오너 지분 소유 기업은 지난해 지분을 정리했고 지주사 체제 안으로 포함시키려는 노력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그 자녀들이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한진그룹 계열사는 정석기업, 싸이버스카이, 유니컨버스, 한진정보통신, 한진지티앤에스 등이다. 한진지티앤에스는 해산 절차를 밟고 있다. 한진관광의 경우 지난해 회사를 분할 한 뒤 존속회사(한진관광투자)를 대한항공과 합병시키는 방법으로 대상에서 제외됐다. 한국공항과 토파스여행정보 역시 과세 대상 수혜법인으로 분류되는데, 오너 일가의 직접 지분은 없으나 대한항공과 유니컨버스 등을 통한 간접출자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들 오너 일가 소유 기업들은 대부분 일감몰아주기 과세 대상이다. 다만 과세 금액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유니컨버스의 경우 2011년 기준 18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진그룹 계열사들과의 내부거래 매출액은 약 155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5%를 차지했다. 증여의제의 기준 소득이 되는 세후 영업이익은 10억여원에 불과하다. 계산식에 의해 산출되는 증여세 추정액은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 등이 채 1억원이 넘지 않는다.

한국공항과 토파스여행정보 역시 간접출자지분율 계산 방식에 의해 부과세액이 결정된다. 이 역시 증여세 부담은 있으나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너 일가가 지주사 전환에 매력을 느끼는 까닭은 증여세 부과 대상으로 언급되는 것 자체를 꺼리기 때문이다. 컨설팅업계 한 관계자는 "일감몰아주기 기업을 활용해 부를 늘리고 승계 자금을 마련한다는 시각에서 벗어나려는 인식이 있다"며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체제가 현재로서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진그룹은 새정부의 경제민주화 논의에 화답하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만들기 위해 순환출자를 해소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 일감몰아주기 수혜자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는 등 여러 목적을 한꺼번에 달성할 수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검토 중인 것은 맞지만 최종 결정을 하진 않았다"며 "순환출자 해소가 1차 목적이지 다른 논의는 앞서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19일자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회사 분할 및 지주사 전환을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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