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캥거루본드 시장에 성공적 데뷔 고정·변동금리 나눠 2.5억 AUD 조달…BBB급 기업으론 첫 발행 사례
한희연 기자공개 2013-05-09 13:51:14
이 기사는 2013년 05월 09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이 호주 캥거루본드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호주달러 시장 데뷔 이슈어가 한국물 5개월 공백을 깼을 뿐 아니라, BBB급 민간기업으론 처음으로 발행을 성사시켜 조달 시장 저변을 확대했다는 평가다.
◇ 데뷔 발행 흥행 성공…2.5억 AUD 발행에 주문북 두배 몰려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9일 오전 2억5000만 호주달러 규모의 캥거루본드 발행을 완료했다. 만기는 4년이며, 발행금리는 '호주달러 스왑금리(BBSW)+150bp'로 결정됐다.
이번 채권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FRN) 두가지 트렌치로 발행됐다. 고정금리 채권의 경우 쿠폰금리는 4.50%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각각 1억2500만 호주달러씩 발행됐다.
트렌치를 두가지로 나눈 이유는 투자자들의 요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말 산업은행의 경우에도 소프트 사운딩 결과 호주 투자자들이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를 선호한다는 점을 인지, 변동금리로 채권을 발행했었다. 채권금리가 많이 내린 상황에서 호주 투자자들 사이에 향후 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가 팽배해 당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났었다. 이번 현대캐피탈 발행에서도 호주 본토 투자자는 변동금리를, 역외 투자자는 고정금리를 주로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은 캥거루본드 발행을 위해 이번주 초 소프트 사운딩을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파악한 투자자 수요에 맞춰 지난 8일 오전 'BBSW+150~155bp'에 이니셜 가이던(initial guidance)스를 제시하고 본격적으로 북빌딩 절차에 착수했다.
최종 주문 북은 130개 이상 가관에서 5억 호주달러 규모로 쌓였다. 달러화 시장 등 보다 허수 주문이 거의 없는 호주 시장임을 감안하면 흥행은 대성공이었다는 평가다. 당초 예상보다 주문이 많이 쌓여 발행 규모를 키우는 것도 고려했지만, 원래 계획대로 2억5000만 호주 달러 발행을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지역별 투자자 비중은 호주가 52%, 아시아가 43%, 유럽이 5%를 차지했다. 유형별로는 펀드매니저가 55%, PB가 11%, 은행이 24%, 기타가 10%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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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개월간 한국물 캥거루 공백 깨…BBB급 기업으로 첫 발행
이번 발행은 현대캐피탈의 캥거루본드 시장 데뷔전인 동시에 올해 한국 기관의 공모 캥거루본드 첫 딜(deal)이다. 한국물 캥거루본드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발행이 전무했지만, 지난해 1월 기업은행이 뚫은 후 한해동안 6건이나 발행, 달러화, 엔화에 이어 한국물 발행규모 3위를 차지하는 시장이 됐다.
하지만 올 들어 5월까지 호주시장에서 이렇다 할 공모 한국물 발행이 없었다. 결국 5개월간의 공백을 데뷔 이슈어인 현대캐피탈이 깬 셈이다.
특히 이번 발행은 A등급이 아닌 기업으로는 첫 발행된 한국물 캥거루본드다. 게다가 아시아 기업중 금융회사와 공사를 제외한 첫 민간 회사 발행물이다. 그동안 캥거루본드는 신용등급이 높은 정책은행이나 민간은행, 공사들만 발행에 나섰던 시장이었다. 보수적인 호주 투자자들은 AA급 이상 채권에만 투자하는 성향을 가졌었기 때문. 이번 현대캐피탈의 발행 성사는 한국물 캥거루본드 발행 저변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데뷔 이슈어지만 현대캐피탈은 사실 오래전부터 호주 시장에 공을 들여왔다. 지난 2010년부터 꾸준히 넌딜로드쇼(NDR)을 통해 호주 투자자들을 만나 왔던 것. 이번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은 것도 이 같은 오랜 노력의 결과라는 설명이다.
이번 채권의 본격적 발행을 위해 현대캐피탈은 ANZ,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HSBC에 맨데이트를 주고 준비를 해 왔다. 지난 4월 초에는 호주시장에서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이번 채권에 'Baa1(안정적)' 등급을, S&P는 'BBB+(안정적)' 등급을 부여했다. 이번 채권은 현대캐피탈의 20억 호주달러 규모의 MTN프로그램에서 인출될 예정이다. 이번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다른 통화로 발행 된 채권의 리파이낸싱(refinancing)을 포함한 일반적인 용도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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