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이 전부 담보…아트원제지 회사채는 후순위? "회사채 신용등급, 기업 등급보다 낮춰야" 주장 제기
임정수 기자공개 2013-05-09 17:42:59
이 기사는 2013년 05월 09일 17시4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아트원제지가 가치가 있는 자산을 대부분 차입금 담보로 제공하고 있어 기존 회사채 투자자의 이익이 침해 당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현금으로 전환이 가능한 거의 모든 자산이 은행 차입금의 담보로 잡혀 있으니 이 회사가 발행한 사채의 신용등급을 낮추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신탄진공장 오산공장 보유주식 등 자산 대부분 담보 설정
2012년 12월 결산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아트원제지는 4900억 원의 자산 중 3100억 원 규모의 자산을 차입금 담보로 제공하고 있다. 신탄진 공장, 오산공장 등의 부동산과 기계장치, 44억 원 어치의 장단기금융상품, 60억 원 규모의 매도가능증권 등이 담보로 설정됐다. 부동산 뿐만 아니라 금융상품 주식 등도 담보로 잡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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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가능증권은 2011년 진주 공장을 처분하면서 사실상 쓸모 없어진 무림파워텍 지분 14%로 알려졌다. 무림파워텍의 대주주인 무림페이퍼 등에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가 실패하자 금융권 차입을 위해 지분에 질권을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핵심 공장 중 하나였던 진주 공장은 지난 2011년 폐쇄한 뒤 부동산과 기계장치 등을 따로 매각했다.
오산공장은 곧 발행될 350억 원 규모의 회사채에도 담보로 제공됐다. 핵심 공장인 신탄진 공장은 기존 대주단에 담보로 제공하고 800~900억 원의 차입금을 다시 차환하기로 했다.
채권 시장에서는 한솔아트원제지가 담보가치가 있는 자산의 대부분을 담보로 설정한 것으로 분석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담보로 활용이 가능한 자산의 거의 100%를 담보로 제공하고 있는 상태"라고 분석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제지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부동산과 공장을 담보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솔아트원제지는 매출채권과 재고자산 등 일부 담보가치가 없는 자산을 제외한 자산이 거의 모두 담보로 잡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회사채 투자자 권익 침해 우려…신평사, 회사채 등급 하향도 논의
한솔아트원제지의 자산이 대부분 담보로 설정된 것이 알려지면서 채권 시장에서는 일반 회사채 투자자의 권익이 침해 당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담보로 제공되는 자산이 늘어날수록 일반 회사채는 다른 차입금과 동순위가 아닌 후순위성을 갖게 된다. 이 때문에 회사채를 발행할 때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채계약서에 담보 설정을 제한하는 조항을 넣는 게 일반적이다.
한솔아트원제지의 현재 회사채 잔액은 지난해 7월 발행한 500억 원이다. 만기 도래분 300억 원을 차환하고 나머지 200억 원을 단기차입금 상환 등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발행한 것으로 대부분 소매(리테일) 투자자에게 매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관계자는 "한솔그룹에 편입되면서 적자에서 벗어나고 있어 회사채 상환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담보 설정액이 많아지면 회사채의 후순위성이 강화돼, 금리 스프레드가 올라갈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는 일반 회사채의 신용등급을 떨어트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반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부도 가능성(부도율)과 부도시 회수율 등을 고려해 평가하는 데 자산의 대부분이 담보로 잡혀 회수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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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평가사 관계자는 "기존에도 자산들이 은행 차입금 담보로 잡혀 있었기 때문에 담보부사채를 발행하더라도 담보 설정 내역이 크게 바뀌지는 않는다"면서도 "최근 자산이 계속 줄어들고 차입금 의존도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회수율 변화에 따라 회사채 신용등급을 떨어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통 기업신용등급(ICR)과 회사채 신용등급이 일치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한솔아트원제지의 경우 기업신용등급은 그대로 유지하더라도 회사채 신용등급을 별도로 하향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한솔아트원제지의 담보부사채 신용등급을 기업신용등급과 회사채 신용등급인 BBB+보다 한 노치(notch) 높은 A-로 평가했다. 회사채 신용등급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회수율 하락 등에 대한 논란이 있었지만 추이를 좀더 지켜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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