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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 매입채무 급격히 늘어난 까닭은 1분기 1308억 늘어나..투자비 부족, 현금 유동성 확보 효과

김장환 기자공개 2013-06-10 09:57:17

이 기사는 2013년 06월 05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쌍용자동차가 매입채무를 급격히 늘려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출 확대에 따라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올해 1분기 매입채무는 과도하게 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쌍용차의 올해 1분기 매입채무는 5110억 원으로 전년 말(3802억 원) 대비 1308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은 77억 원 줄어든 1798억 원으로 오히려 축소됐고, 재고자산은 207억 원 늘어난 2874억 원으로 확대됐다.

우선 매입채무는 현금 대신 어음으로 결제해 원자재, 부품 등을 외부에서 끌어오는 물량을 말한다. 쌍용차의 경우 올해 1분기 외상으로 외부에서 조달하는 물품을 그만큼 크게 늘렸다는 얘기다.

쌍용차 매입채무

매입채무 확대는 기업의 현금흐름에 순기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외상으로 물품을 파는 물량(매출채권)을 줄이고 동시에 쌓아놓은 재고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다. 동시에 외상 조달 물량을 늘리게 되면 기업의 보유 현금이 증가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기업들의 통상적인 재무운용 차원에서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의 조정은 현금을 확보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특히 경기가 악화됐거나, 자금 압박이 심화될 때 사용하는 방식 중 하나다.

쌍용차가 1분기 매입채무를 급격히 늘린 것은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쌍용차의 현금성자산은 3099억 원으로 전년 말 보다 1062억 원 늘었다. 근 5년 사이 보유현금으로는 최대치다.

하지만 쌍용차의 1분기 현금 확보는 긍정적으로만 보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매출채권과 매입채무의 상환 시기가 비슷하기 때문에 미스매칭을 줄이는 것이 재무전략 차원에서 안정적"이라며 "쌍용차의 현금확보는 매입채무 비중만을 과도하게 늘려 발생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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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쌍용차의 매입채무 비중은 전반적인 운전자본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큰 것으로 분석된다. 1분기 말 매출채권과 재고자산을 모두 합친 금액은 4696억 원 정도다. 재고자산을 다 팔고, 매출채권을 모두 현금화해도 매입채무를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다. 매입채무 를 상환할때 쌓아놓은 현금이 없다면 언젠가 차입을 통해 해소해야 하는 자금압박으로 다가올 수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쌍용차가 매입채무를 급격히 늘린 배경은 모기업인 마힌드라그룹의 금전적 지원 부족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쌍용차는 지난 7일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마힌드라로부터 800억 원의 자금을 안정적으로 수혈받았다. 하지만 오는 2015년 출시를 목표로 한 소형엔진, 소형CUV 등 개발 비용을 고려하면 아직까지 자금이 크게 부족하다. 예상되는 총 투자비는 3000억 원 가량이다.

이를 보면 차입을 하거나 다른 방편으로 투자비를 확보해야 한다. 물론 가장 좋은 상황은 매출 증대에 따른 자금 확보다. 매출 자체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7% 성장한 7516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여기에 모든 기대를 걸기는 어렵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다. 1분기만 하더라도 174억 원의 영업손실, 98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여전히 적자기조를 벗어나지는 못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쌍용차가 손익분기점(연 16만 대)을 넘길 수 있는 시기를 오는 2015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차입을 선택하기도 쉽지 않다. 무엇보다 재무구조가 우호적인 흐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단순 부채비율만 보더라도 올해 1분기 153.5%에 달해 전년 말(131.1%) 대비 22.3%포인트 늘었다. 마힌드라에서 인수시 조달했던 회사채(954억 원)를 제외하면 차입금 자체는 단 441억 원에 그친다. 하지만 외부에서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재무적으로 부담이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매입채무 급증이 재무구조 훼손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투자를 위한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매입채무 자체는 부채 항목에 계상되지만 현금(자산)을 그만큼 쌓아놓게 되면 재무구조 훼손을 최소화할 수 있다. 현금흐름도 좋아져 오히려 전반적인 재무가 우호적으로 보이게 만드는 '착시효과'까지 낼 수 있는 셈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1분기 말이었던 3월 31일이 일요일이었던 관계로 어음결제가 다소 밀려서 매입채무가 더 커 보이는 현상이 발생한 것일 뿐, 실제 장부상 매입채무는 이보다 더 적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입채무의 꾸준한 확대는) 특별한 배경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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