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 제과-칠성 지분 떨어내는 속내는 지배구조 변화+대량매매 물량 부담 최소화..현금확보 효과도
신수아 기자공개 2013-06-18 11:39:10
이 기사는 2013년 06월 17일 15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롯데쇼핑과 미도파의 합병으로 발생한 상호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롯데쇼핑이 보유 중인 계열사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의 지분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그룹의 기존의 지배구조를 가능한 해치지 않는 선에서 롯데쇼핑의 재무 부담도 완화할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한 대량매매의 물량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인다.롯데쇼핑은 지난 14일 전자공시를 통해 보유 중인 롯데제과 지분 4만2062주와 롯데칠성음료 지분 8만1292주 전량을 6월 말까지 각각 700억 원과 1180억 원에 매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매각 시기와 매각 방식은 추후 재공시를 통해 밝힌다는 입장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0월 롯데미도파와의 합병을 결의했고, 올해 1월 1일자로 두 법인은 합병됐다. 합병으로 롯데쇼핑은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의 지분을 각각 2.9%(4만2062주), 6.6%(8만1292주) 보유하게 됐다. 반대로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는 롯데쇼핑의 주식을 각각 7.86%(247만4543주), 3.93%(123만7272주) 보유하고 있었다. 현행법상 상호출자 해소를 위해 롯데쇼핑이 롯데제과(이하 '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이하 '칠성')의 지분을 매각하든지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이 롯데쇼핑의 지분을 6월 말까지 해소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거미줄' 순환출자구조를 가진 롯데그룹은 일단 지배구조 변화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상호출자를 해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쇼핑은 그룹의 지주사격인 호텔롯데 산하에서 가장 많은 계열사에 출자한 그룹의 기둥이다. 경제개혁연구소에 따르면 최소 10개 이상의 순환출자 구조에 롯데쇼핑이 엉켜있는 상황이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며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순환출자 구조 해소에 대한 고민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굳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구조를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필요가 없다는 설명이다.
또한 롯데쇼핑의 지분을 팔 경우 물량부담이 만만치 않다. 롯데쇼핑이 보유한 제과·칠성음료의 지분 가치는 약 1900억 원에 불과하지만, 제과와 칠성이 보유한 롯데쇼핑의 기분 가치는 1조 원을 상회한다. 14일 종가 기준(358,000원)으로 환산한 해당 롯데쇼핑의 지분가치는 1조3288억 원에 이른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를 형성하는데 중요한 의미가 있는 해당 지분을 제 3자나 시장에 팔 가능성이 낮은 상황"이라며 "국내외 계열사를 통틀어 1조 원 규모의 자금을 출연할 수 있는 계열사는 사실상 없다"고 밝혔다. 또한 제과와 칠성의 경우 거래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매각시 할인 폭이 커질 수 있다. 즉 해당 지분의 매입 단가 부담이 낮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전방위 자금 조달에 나선 롯데쇼핑의 움직임과도 무관치 않다. 롯데쇼핑은 지난 1월 해외 교환사채(EB)를 발생하고, 최근 사모 영구채 발행을 추진하는 등 자금 조달에 박차를 가하는 상황이다. 앞서 1조 원이 넘는 하이마트 인수와 9000억 원 규모의 인천터미널 매입 등으로 부채 부담이 상당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의 한 관계자는 "4조 원이 넘는 차입금 대비 (지분 매각 대금이)소액에 불과하지만 지분 매각을 통해 현금 확보를 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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