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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굴리는 삼성운용 대표매니저 ②김경훈 삼성자산운용 코어주식운용팀장

이승우 기자공개 2013-07-23 08:43:46

이 기사는 2013년 07월 17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서 펀드 운용 규모가 1조 원을 넘어서는 주식매니저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삼성자산운용의 김경훈 팀장이 그 안에 들어간다. 그만큼 운용을 잘한다는 것이고 하우스에서도 신뢰하는 매니저라는 뜻이다. 물론 수익으로 답한다. 2008년 매니저로 데뷔한 이후 꾸준히 업계 상위 10%에 들었다. 한마디로 대표 선수다.

김경훈 팀장
김경훈 삼성자산운용 코어주식운용팀장
삼성자산운용의 주식운용 본부장인 남동준 상무의 수제자이기도 한 그는 공모와 사모를 합쳐 약 1조 원을 운용하고 있다. 대표펀드는 '퇴직연금펀드코리아대표40' 으로 설정액만 3280억 원이다. 공모중에는 삼성투모로우펀드 외 '삼성마이베스트'가 있는데 이 역시 삼성운용의 대표펀드다. 운용 규모가 2000억 원 가량 된다. 이외 국민연금 등 연기금 자금을 사모로 4000억 원을 운용하고도 있다.

사실 투모로우펀드는 김경훈 팀장이 닥터로 투입된 케이스다. 설정액이 크게 줄어들면서 과거의 명성이 빛을 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치 투자라는 정석적인 운용철학으로 다시 부활을 위한 날개짓을 하고 있다. 편입 종목을 확 바꿔 수익률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김 팀장의 운용철학을 보면 삼성투모로우펀드의 현재와 미래를 보게 된다. '잃지 않는 공격적 투자'. 이 기치의 근간에는 기업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뒤따른다. 애널리스트 출신이기에 기업분석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는다.

지난 2003년 현 우리자산운용의 전신인 LG투자신탁운용으로 입사해 리서치 업무를 맡았다. 우리투자신탁과의 합병 이후 잠시 운용 매니저를 했지만 내공의 부족함을 절실히 깨달았다는 게 김 팀장의 겸손함이다. 2006년 7월 다시 삼성자산운용의 리서치 센터로 자리를 옮겼고 2008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매니저로서 활약을 하게 된다. 그동안 쌓았던 리서치 경력은 운용 철학의 근간이 돼준다.

구조적 성장 기업을 주목한다. IPTV 시장이 개인 TV 시청 문화를 바꾸고 있다며 성장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또 편의점 문화의 확산에 의해 구조적 성장을 하고 있는 기업으로 GS리테일을 꼽았다. 이미 투모로우펀드에 편입된 종목들이다.

해당 업종에 대한 믿음과 가치 투자의 정석 사례로 금호석화를 이야기를 꺼냈다. 금호그룹 계열사들이 법정관리·워크아웃 등으로 쓰러져 갈 때 화학산업에 대한 믿음을 지키면서 흔히 말하는 대박을 친 경우다. 1만3000원 짜리 주식이 26만 원까지 갔으니 그럴 만도 하다.

투자 시작 당시 금호그룹은 불안했으나 중국의 타이어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하는 점을 주목했다. 또 아시아 최고의 합성고무회사라는 점에 대한 저력을 믿었다. 저평가된 주식을 1년 반동안 매집했고 시나리오보다 더 좋은 실적이 나면서 포지션을 더 늘렸다. 가장 어렵다고 하지만 성공적으로 포착한 것은 매도 시점. 2011년 6월부터 중국 타이어 시장이 혼조세를 보이고 미국의 타이어 교체 시장 부진을 워닝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포지션 청산에 나섰다. 당시 '차화정' 종목에 시장이 흥분한 상태여서 김 팀장의 물량을 2~3일만에 다 받아줬다는 후문이다.

물론 실패한 사례가 없지 않다. 삼성운용 리서치 내 건설을 담당했을 때라며 큰 웃음을 지었다. 2007년 건설업 위기가 오기 이전 금호산업을 6만 원부터 추천했는데 9만 원으로 오르던 주가가 꺾어졌다. 5만5000원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두달 밖에 안 걸리면서 시그널을 줬지만 여전히 자신감으로 충만했다고 한다. 당시 찍기만 하면 두배, 세배 수익이 나면서 자신감이 충천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금융위기가 그 뒤에 숨어있었던 겁니다. 2008년 2월경에 모닝 미팅때 매니저들에게 매도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모닝미팅이 끝난 이후 자리를 박차고 나와 이를 갈며 상처를 씻어 나갔다고 한다. 다행인지(?) 그 이후 금호산업의 주가는 100분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앞서 말씀드린 금호석화 투자 성공은 사실 금호산업의 교훈으로 절치부심한 결과입니다. 항상 자리 앞에 금호산업 주가 그래프를 붙이고 다녔습니다."

특히 매니저로 첫 운용을 맡았을 때를 회고하면서는 웃음과 동시에 진지함을 물씬 풍긴다. 정확한 날짜까지 기억한다. 2008년 10월 2일. 모 보험사로부터 10억 원 사모펀드를 운용하다 한달 만에 절반을 까먹었다. 당시 그의 보스 남동준 상무가 고객으로부터 엄청난 모욕을 받자 이를 견디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이듬해 벤치마크 대비 15% 아웃퍼폼하면서 자존심을 세웠다. 원칙을 꾸준히 지킨 결과라면서 아직도 그 당시 10억 원 펀드를 잊지 않고 있다고 한다.

남동준 상무와 더불어 박희운 전 KTB투자증권 센터장(당시 삼성운용 리서치센터장)을 잊지 못할 스승으로 꼽았다. 리서치센터에 있으면서도 가치 투자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심어준 인물이라 여기고 있다.

"그 분은 숫자로 증명되지 않는 것은 코멘트하지 마라, 그리고 팩트가 아닌 스토리를 쓰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투모로우펀드 뿐 아니라 지금까지 펀드 운용의 기본으로 삼고 있습니다."

자신 있는 업종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대답은 "하나도 없다"로 돌아왔다. 그리고 겸손해야 실패 확률이 낮다고 한다. 반면 예측이 불가능한 업종은 보지 않는다고 한다. 대기업 납품 여부에 따라 흥망이 갈리는 IT 부품 업체를 예로 들었다.

시장 상황과 관련해서는, 단기적으로 변동성이 크겠지만 장기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에 기회가 많다고 봤다. 양적 완화를 한다고는 하지만 그 속도가 완만해, 변동성을 이용한 적립식 펀드를 추천했다.

"역사가 그랬듯 지난 몇년 간의 부진은 향후 긍정적 신호를 내포하는 겁니다. 그리고 특히 중앙은행들이 돈을 풀어 하단을 받쳐주고 있는 아주 좋은 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매니저 직업을 죽을 때까지 하고 싶다고 한다. 자신의 이익과 고객의 이익이 일치하는 직업으로 스스로를 수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직업이라고 한다.

"고객이 기쁘면 나 역시도 기쁠 수 있는 몇 안되는 직업인 것 같습니다. 이 직업을 더 오래 하기 위해 주말에는 철저히 시장과 별개의 일을 하게 됩니다. 할 수 있을 때까지 하고 싶습니다."

불안감으로 살아가는 주식 펀드매니저, 그에게는 천직인 듯 하다.

◆ 김경훈 삼성자산운용 코어주식팀장 주요 약력

△ 1974년생

△학력 및 경력
-2000년 고려대 통계학과 졸업
-2003년 카이스트 금융공학 석사
-2003.1~ 2005.5 LG투자신탁운용
-2005.6~ 2006.6 우리투자신탁운용(LG투신합병)
-2006.7~ 2008.7 삼성자산운용 리서치센터
-2008.7~ 삼성자산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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