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 롱숏펀드에 꽂혔다…하반기 '롱숏' 예고 사업부 신설, 장기 비즈니스로 공략…스타매니저 대거 영입
신민규 기자공개 2013-08-13 13:58:58
이 기사는 2013년 08월 09일 14시5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종합자산운용사들 사이에서 롱숏 전략 등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를 신규 비즈니스로 삼으려는 곳이 점차 늘고 있다. 단순히 관련 인력 영입을 넘어서 사업본부를 신설하는 등 회사 차원에서 장기 비즈니스로 가져가려는 분위기다. 덩달아 롱숏을 주전략으로 사용하는 한국형 헤지펀드에 진출하려는 운용사 역시 늘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운용사들의 관심이 늘어난 배경에는 코스피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하락장에서도 수익률을 방어하는 롱숏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확대된 측면이 있다. 특히 일반 공모펀드 흥행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롱숏펀드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점과 한국형 헤지펀드가 기관자금을 독식하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KB·대신운용, 롱숏상품 신규 셋팅 박차
운용사들은 롱숏전략의 공모펀드를 통해 개인투자자를 확보하고 기관자금은 한국형 헤지펀드로 늘려나가는 두가지 방식을 함께 구상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오는 10월 정병훈 하나UBS자산운용 헤지펀드운용팀 대표매니저를 영입해 롱숏관련 상품을 셋팅하는 전반적인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정 매니저는 해외 헤지펀드 운용경험과 함께 한국형 헤지펀드, 공사모 롱숏펀드 운용 노하우를 두루 갖춘 인물이다.
KB자산운용은 연초만 해도 한국형 헤지펀드를 청산하고 본부까지 해체하면서 절대수익추구 펀드시장을 외면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올 상반기 트러스톤다이나믹코리아50 펀드, 삼성알파클럽코리아롱숏 펀드 등이 폭락장에서 선방하며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등한시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서도 삼성자산운용, 미래에셋자산운용, 브레인자산운용 등이 자금을 모으기 시작했다는 점도 부담이 됐다.
중소형사 중에서는 대신자산운용이 최근 롱숏전략사업본부를 신설하고 롱숏 헤지펀드와 함께 공모 롱숏펀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신규 인력으로 김현섭 KDB대우증권 프롭트레이딩부 출신 매니저를 영입한 한편 안정민 전 메리츠자산운용 펀드매니저를 채용하는 등 스타 매니저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재형 신임대표가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창의투자자문에서 오랫동안 매수 일변도(Long only) 전략의 펀드를 운용해온 점을 감안하면 대표 취임후 롱숏펀드에 대한 관심은 이색적이다. 롱온리 펀드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다양한 매도(숏) 전략을 통한 수익률 방어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정한 셈이다.
◇중소형사, 헤지펀드 진출 물밑작업
롱숏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한국형 헤지펀드도 수혜를 입고 있다. 한국형 헤지펀드 운용사는 지난달 트러스톤자산운용 이후 총 16곳이 진출해 당분간 소강상태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일부 중소형사들이 최근 프라임브로커와 헤지펀드 진출 시점을 논의하면서 다시 확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설정액 7조 원 안팎의 A운용사는 증권사 프라임브로커와 개별 접촉해 헤지펀드를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최근 미래에셋자산운용 출신 매니저를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을 계열사로 둔 B운용사 역시 상반기 한국형 헤지펀드 매니저를 영입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출 여부를 고심하고 있다.
◇자금 오히려 공모로 몰린 점이 운용사 관심 끌어…사모시장은 한국형 헤지펀드가 잠식
롱숏 펀드 시장은 공모와 사모를 합쳐도 아직 전체 국내주식형 펀드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운용사들이 적극적으로 뛰어든 데에는 유독 공모시장에서만 롱숏펀드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점이 컸다. 일반 공모펀드 흥행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운용사들의 구미가 당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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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공모 롱숏펀드는 1조 원이 안돼 아직 전체 국내주식형 펀드에 비해 절대적으로 비중이 작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성장세는 주목할 만하다. 2010년말 1100억 원대 불과했던 시장은 7월말 8103억 원으로 커졌다. 지난해 말까지 1865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집중적으로 자금이 불어났다.
반면 사모시장에서 롱숏을 포함한 절대수익추구형 펀드 인기는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사모 절대수익추구형 펀드시장은 2010년말 2조8048억 원에서 7월말 기준 1조 원 미만의 규모를 보이고 있다. 사모 롱숏펀드의 경우 500억 원 미만으로 아예 성장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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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유사전략을 사용하는 한국형 헤지펀드가 2011년말 등장하면서 점차 사모 시장을 잠식해나간 영향이 컸다고 볼 수 있다. 사모 시장에서 기관자금이 한국형 헤지펀드로 옮겨갔다는 설명이다. 한국형 헤지펀드는 지난 2011년말 1490억 원으로 출발해서 2012년말 1조 원을 넘어섰고 7월말 기준 1조4745억 원으로 순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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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매수 일변도의 주식형펀드 시장이 2008년 이후 장기간 축소된 데다가 매니저의 역할이 크지 않은 상장지수펀드(ETF)마저 치고 올라오면서 매니저들이 설 자리가 사라지고 있다는 점은 롱숏펀드 확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공모 롱숏펀드와 한국형 헤지펀드로 갈수록 자금이 몰리면서 운용사 입장에서 관련 시장 진출 채비를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시장 구도에서는 일반 주식형 매니저들이 설 곳이 없어지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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