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거래 삼성·LG 늘고, SK는 감소세로 공정위 실태조사 속 '일감 몰아주기' 규모 변화에 관심
김장환 기자공개 2013-08-23 10:14:40
이 기사는 2013년 08월 20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대기업들의 내부일감 몰아주기 실태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중점 대상인 대기업 전산시스템통합(SI)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규모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실태조사에 포함된 SI업체로는 삼성SDS·LG CNS ·SK C&C 정도가 꼽힌다. 매출기준 상위 3개사로 SI업계에서는 소위 '빅 3'로 알려져 있다. 그룹의 총수일가가 일정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논란이 일때마다 관심을 끌던 곳들이다.
올 들어 경제민주화 바람에 따른 내부거래 논란이 불거지자 SI업체들 중에서 가장 발 빠르게 대응책을 밝힌 곳도 이들 3개사다.
삼성SDS는 공공입찰 제한이 시작되자 국내 사업을 접고 해외에 올인하겠다는 계획을 지난 6월 밝혔다. SK는 그룹사 차원에서 SK C&C와 매출거래를 10% 이상 줄일 것이라고 공언했다. LG는 4000억 원 수준의 일감 공개를 선언했고, 이중 상당수가 SI 물량이다.
|
하지만 올해 상반기 추이를 보면 3개사 중 삼성SDS와 LG CNS는 오히려 내부거래 비중이 더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유일하게 일감이 줄어든 곳은 SK C&C뿐이다.
삼성SDS는 별도재무제표 기준 올해 상반기 총 2조 202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중 1조 1679억 원을 계열사 및 관계사를 통해 얻었다. 내부거래비율은 53%로 전년 동기(45.2%)보다 7.8%포인트 늘었다.
삼성SDS의 내부거래가 크게 늘어난 배경은 해외계열과 거래가 당장 세법상 문제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확정된 세법시행령개정안은 해외법인과 매출거래를 일감몰아주기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실제 삼성SDS의 해외법인 거래는 올해 상반기 전년 보다 비약적으로 늘었다. 상반기 종속법인과 거래한 매출규모는 2278억 원으로 전년(697억 원) 보다 무려 1580억 원 가량 증가했다. 해당 매출거래에는 일부 국내법인도 있지만, 대부분 해외법인인 것으로 파악된다.
LG CNS도 올해 상반기 내부거래 매출비중이 크게 늘었다. 총 93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이중 3777억 원이 내부일감을 통해 거둬들인 몫이다. 내부거래비중은 40.6%로 전년 동기 37.9%보다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LG CNS의 내부거래 비중 확대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란 해석이 많다. 오랜 시간 해외 진출 구상을 해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지 못했다. 올 상반기 LG CNS가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16개 자회사 및 관계사 중 순이익을 낸 곳은 단 5곳에 그친다. 그만큼 LG CNS의 거래에 별반 도움을 주지 못한다.
규제 대상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는 해외계열과 매출이 부진하다 보니 국내 계열 및 관계사와 거래에 치중하게 됐다. 올 상반기 내부거래액 3777억 원 중 88%에 이르는 3315억 원이 LG그룹, LG전자, LG화학 등 국내 계열 및 관계사를 통해 거둬들인 매출이다.
삼성SDS, LG CNS와 달리 SK C&C는 유독 올해 상반기 내부거래비중이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6924억 원의 매출에서 내부거래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은 3925억 원이다. 전년도 62.7%에 달했던 내부거래비율이 올 상반기 56.7%까지 줄었다.
SK C&C의 내부거래비중 축소는 SK그룹이 선언했던 '매출 10% 줄이기'가 직접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전년 상반기보다 총 매출이 2.4% 늘었음에도 관계기업과 매출은 320억 원 가량 줄어든 3903억 원까지 감소했다. 나머지 내부거래는 종속기업을 통해 거둬들인 몫이다.
공정위는 오는 10월까지 대기업 일감공개 이행능력 조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보면 크게는 올해 1~3분기까지 회계거래가 조사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 상반기 이들 SI 업체의 내부거래비중 변동 추이가 과연 공정위 조사에서 어떤 결과를 낳게될지 가늠하기 어려운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는 기본적으로 거래상대방 선정 및 모범기준을 얼마나 잘 지키고 있는지 여부를 보겠다는 입장"이라면서도 "외주화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고 성적표를 내놓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i-point]정철 브이티 공동대표, 140만주 매각 예고
- [i-point]시노펙스, 유튜브 통해 적극 주주 소통
- [코스닥 상장사 매물 분석]빅텐츠 인수 예고한 나노캠텍, 내실 다지기 '글쎄'
- [IR Briefing]'경영권 분쟁 일축' 에스켐 "OLED 소재 전문 공급사 도약"
- [Company & IB]SK·LG 이은 '빅 이슈어' 한화, KB증권으로 파트너십 '이동'
- 우리금융, CEO 장기 승계 프로그램 가동…후보군 면면은
- 최규옥 전 오스템 회장, 주성엔지 투자 방침 '유지'
- [한미 오너가 분쟁]'직접 소통' 약속 지킨 신동국, 소액주주연대 '지지' 화답
- [SK스퀘어 밸류업 구상 점검]인크로스, 'T딜+AI' 신성장동력 확보 속도
- [저축은행경영분석]NH저축은행, 흑자전환 지속 가운데 건전성 관리 과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