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08월 22일 13: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이 약 5000억 원 규모의 GDR(해외주식예탁증서) 발행을 추진하는 것은 이탈리아 발전설비 제조업체 안살도에네르기아 인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자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과 안살도 예상 인수 자금 소요를 고려해 발행 금액을 산정했을 것으로 보인다.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1000만 주가량의 신주를 기초로 해외 기관투자가 대상 GDR을 발행할 계획이다. 이르면 내달 중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안건을 결의할 예정이다. 두산중공업은 이번 거래 주관사로 크레디트스위스(CS)와 모간스탠리를 선정했다.
DR 발행 규모는 5억 달러(약 5000억 원) 수준으로 논의되고 있다. 신주 발행가액 등 구체적인 딜 구조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OCI와 영원무역 등 과거 국내 기업 GDR 발행 사례로 미뤄볼 때 현 주가(4만 4000원대) 대비 할인율은 10% 아래에서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GDR 발행은 구주(자사주) 매각 없이 100% 신주 모집으로만 진행될 전망이다. 구주 거래시 과세 문제를 의식해서다. 발행된 GDR은 싱가포르 증권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다.
두산중공업이 GDR을 발행하는 것은 안살도 인수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서다. 삼성테크윈을 비롯, 유력 인수 후보들이 줄줄이 떨어져 나가면서 현재는 두산중공업만이 유효 입찰자로 남아있다. 인수 금액으로 무려 13억 유로(약 1조 9000억 원)를 제시,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했던 지멘스 역시 종국엔 정치 이슈 등 사유로 인수 포기 의사를 밝혔다.
업계에선 두산중공업의 안살도 인수가 1조 원대 초반에서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두산중공업의 현금·현금성 자산(개별)은 9550억 원가량. 이를 감안해 두산중공업은 약 5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 계획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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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은 금융감독원에 GDR 발행 관련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대로 홍콩과 싱가포르 등 해외 로드쇼를 진행할 계획이다. DR 모집가액과 수량 결정을 위한 청약 일정은 그 다음 수순이다. 발행 가격 등 최종 거래 조건은 해외 기관 대상 수요예측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두산중공업이 GDR 발행을 서둘러 추진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탈리아 국영 기업인 안살도가 우리나라 민간 기업에 인수되는 데 대해 현지 인식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측이 자금 마련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따라서 올 하반기 안살도 인수가 가시화되는 시점을 전후로 DR 발행도 본격화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빨라야 오는 10월쯤으로 점쳐진다.
두산중공업은 안살도가 M&A(인수·합병) 시장에 매물로 나온 올 초부터 유상증자와 교환사채(EB) 발행 등 다각적인 자금 조달 방안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반기엔 자사주를 기초자산으로 5000억 원 어치의 해외 EB를 찍는 것도 고려했으나 발행 여건이 여의치 않아 계획을 접었다.
업계 관계자는 "어떤 프로덕트로 자금을 마련하느냐가 관건이었을 뿐, 이번 안살도 인수건과 관련해 두산중공업의 자금 니즈가 만만찮을 것이란 관측은 그간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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