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수수료, 일시에 수익 인식..증권사엔 '노다지' ①국내채권 대비 월등히 높아...리스크 전적으로 투자자 몫
이승우 기자공개 2013-09-10 15:09:43
이 기사는 2013년 09월 02일 15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5조 원을 넘어선 해외채권 시장. 투자 대상은 브라질 국채로 집중된 가운데 높은 수수료에 대한 불만이 고개를 들고 있다. 손실 폭이 커지자 수수료에 대한 원성이 덩달아 더 높아지고 있는 것.해외 상품이어서 높은 마진을 붙인 게 아니라고 증권사들은 해명하지만 물건을 떼와 단순 중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객들의 불만을 간과할 수 없다. 높은 수수료는 증권사를 살찌우고 있으나 투자 손실을 보고 있는 고객 입장에서는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다.
◇ 선취수수료, 한꺼번에 인식..증권사엔 '노다지'
머니투데이 더벨이 국내 증권사별 브라질 국채 중개 수수료를 집계한 결과, 모든 증권사들이 선취 수수료를 받고 있다. 중개 즉시 상품별 정해진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대우증권은 잔존만기에 연 0.3%를 곱해 수수료를 받고 나머지 증권사는 일정 수준의 선취수수료를 정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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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취수수료는 채권 만기가 길어질수록 커진다. 10년물의 경우 10년치 수수료를 물건을 중개할 때 일시에 받는 셈이다. 가장 다양한 국채(할인채+이표채) 상품을 팔고 있는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2017년 만기 이표채는 선취 1.33% 수수료를 받는다. 2018년은 1.73%, 2021년은 2.20%, 2023년은 2.80%로 매겨져 있다. 삼성증권 역시 마찬가지. 2021년 만기 국채 수수료가 2.80%로 같은 만기 미래에셋보다 0.60%포인트 높다.
선취수수료는 증권사 입장에서 '노다지'다. 만기에 상관없이 해외채권을 파는 즉시 모든 수수료를 수익으로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2조 원어치를 판 삼성증권의 수수료 평균을 2%(단순 중개마진 가정)로만 잡아도 400억 원을 브라질 국채 한 상품으로 벌어들인 셈이다.
투자자 입장에서 선취수수료가 불리하다. 사는 즉시 내는 것으로 불가피하게 조기 환매를 할 경우 잔존 만기와 상관없이 수수료를 돌려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만기가 길수록 수수료를 높게 책정했는데 투자자는 만기와는 달리, 투자 기간에 따라 연간 수수료가 크게 변할 수 있는 셈이다. 긴 만기 채권을 짧게 투자할수록 필요없는 수수료를 내고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해외채권 판매에 열을 올리는 가장 큰 이유는 선취수수료를 받아 한꺼번에 수익으로 잡기 때문"이라며 "선취수수료는 결국 증권사는 팔고 나면 사후 관리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 "단순중개 치곤 너무 높아"..국내 채권과 달리 인수 리스크 없어
3년 만기 이상 브라질 국채의 수수료는 최저 1%(우리투자증권), 최고 3%(동양 신한금투 2023년 이표채)였다. 이 수수료 안에는 현지 예탁·환전 수수료와 현지 중개사 중간 수수료, 그리고 국내 판매사의 마진 등이 포함돼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증권사가 대략 1% 이상 챙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채권 판매와 비교하면 월등하게 높다. 국내에서는 신용등급이 낮을수록 중개 수수료가 비싸지만 이는 판매되지 않는 채권을 증권사가 떠안아야하는 인수 수수료가 포함됐다고 보면 된다. 브라질 국채는 국제신용평가회사(S&P)가 메긴 등급 BBB 로 국내 유수 회사채보다 신용등급이 높다. 국내 우량등급(A등급 이상) 회사채의 경우 수수료가 10bp 이내, 국채는 1~2bp 수준에 그치고 있다. 여러 면을 따져봐도 해외채권 수수료가 국내 채권 중개 수수료에 비해 높은 것이다.
또 해외채권은 증권사가 리스크를 전혀 지지 않는다. 모든 투자 리스크는 고객들이 떠안는 것으로 최근 고객들의 투자 손실이 30%를 웃돌아도 증권사에는 아무런 손실이 없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때문에 1% 이상인 수수료가 너무 과도하게 책정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미래에셋을 제외하고 다른 나머지 증권사는 미래에셋증권이나 산업은행 브라질 법인을 통해 물건을 구해온다"며 "단순 중개로 중간 마진을 챙기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채권 투자로 인한 손실은 전적으로 투자자 책임이고 중개한 증권사는 고객들의 원성을 살 뿐 현실적인 손해는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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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상품 수수료는 더하다. 월지급식이나 재투자 형태의 구조로 짜면서 6% 이상의 수수료를 받는 경우도 있다. 물론 1%대의 선취수수료에다 연보수 개념을 적용, 투자 기한에 따라 수수료가 달라진다. 삼성증권의 2023년 신탁상품은 선취 1.7%에 0.5%의 후취 연보수를 받는다. 만기동안 투자를 지속한다고 가정할 경우 전체 수수료가 6.7%에 달한다.
증권사 관계자는 "신탁이라는 이름으로 구조를 짜서 수수료를 높게 책정하는 곳이 많은데 이 역시 단순중개로 사와서 파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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