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3년 11월 06일 09: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 자산운용사들은 아무런 결정권이 없지 않습니까"국내 A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임원이 최근 만난 글로벌 부동산 투자위탁 운용사 관계자로부터 들은 얘기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늘고 있는 데 비해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국내 자산운용사를 두고 빈정댄 것이다.
세계 부동산 시장에서 국내 기관들의 위상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 비해 자산 규모가 커진데다 저금리 정책과 북한 리스크 탓에 해외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에만 전년 대비 2배 이상 투자하면서 세계 부동산 시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 기관들이 '큰손'으로 떠오른 반면 국내 운용사들의 위상은 좀처럼 높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내 기관의 해외 부동산 투자가 대부분 글로벌 부동산회사나 해외 운용사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아 진행되고 있는게 현실이다. 더군다나 국내 운용사의 역할은 투자 과정에서 '펀드'라는 투자수단만 제공하는데 그치고 있다.
자산운용사가 딜 발굴부터 투자자 모집, 펀드 운용까지 전 과정을 도맡아 처리하는 글로벌 자산운용사로선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투자 수단만 제공할 경우 딜을 주도하기 어렵고, 나아가 투자자에게 제대로 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투자자와 매도자 사이에 중간 매개자가 늘어날수록 비용 발생이 많아진다는 점이다. 이는 곧 수익률 저하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국내 기관 입장에선 해외 운용사처럼 모든 투자 과정을 처리해줄 국내 운용사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교직원공제회의 뉴욕 맨해튼 101 AOA 빌딩 투자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투자를 주관한 에프지자산운용의 경우 미국 지사를 통해 이번 딜을 직접 발굴한 뒤 본사에서 투자자를 모집했다. 향후 투자 운용 역시 미국 지사에서 맡을 예정이다. 그만큼 수수료를 낮추고 수익률을 높인 셈이다.
특히 전체 운용자산(AUM)이 940억 원에 불과한 중소형 운용사가 업계 최초로 해외 지사를 설립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대다수 국내 운용사들이 비용 문제를 이유로 해외 시장 진출보다는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에만 주력하는 모습과 매우 대조적이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인 국민연금이 해외 부동산에 직접 투자하는 점을 두고 해외 운용사만 배 불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를 논하기 앞서 국내 운용사들의 해외 진출이 급선무다. 투자 성과를 차치하더라도 내 돈이 불필요하게 지출되는 일만은 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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