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해외부동산 직접 매입 배경은 전문성 확보 및 비용 절감 차원...인력 부족은 여전히 '숙제'
송광섭 기자공개 2013-07-12 11:24:14
이 기사는 2013년 07월 10일 1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형 기관들의 해외부동산 투자가 한창인 가운데 세계 4대 '큰 손'으로 부상한 국민연금이 해외 자산운용사를 통해 직접 해외부동산 투자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올들어 호주 뉴사우스웨일즈 소재 '에리나페어쇼핑센터'(2000억 원)와 미국 휴스턴의 'BG그룹플레이스'(1200억 원) 그리고 싱가포르에 소재한 빌딩 한곳 등 총 3건의 해외부동산을 인수했다. 투자 규모는 4000억 원 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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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해외부동산 딜은 기관투자가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국내 운용사가 설정한 부동산 펀드에 투자하는 식으로 이뤄진다. 매매계약(SPA) 체결 후 국내 운용사가 매각을 주관하는 해외 운용사에 투자금을 전달해야 인수 작업이 마무리된다. 올들어 이렇게 투자된 거래는 다섯 건, 인수 금액만 총 1조 9700억 원에 달한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올해 3건을 포함해 대부분의 해외부동산을 해외 운용사를 통해 직접 매입하고 있다. 대다수 기관투자가들이 국내 운용사를 거쳐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모습과 대조적이다.
국민연금이 해외 운용사와 직접 거래하는 이유로는 전문성 확보 및 비용 절감 등이 꼽힌다. 해외 운용사의 경우 경험이 많고 인력이 풍부해 국내 자산운용사보다 전문성이 뛰어나다. 또 자금력에서 우월해 나은 조건으로 매물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기관들로부터 펀딩을 해야 하는 국내 운용사의 경우 인수 작업 기간이 길다 보니 매입가격이 기본적으로 높다"며 "국내 운용사 뿐 아니라 해외 운용사에도 수수료를 지급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해외 운용사를 활용하는 게 비용이 적게 든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연금을 제외한 대다수의 기관들의 경우 해외 운용사를 통해 투자할 여력이 안 된다는 게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자산 규모가 적은 데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활성화돼 있지 않기 때문에 국내 운용사를 통해서 투자를 할 수밖에 없다.
국민연금의 자산 규모는 지난 4월 말 기준 408조 원으로 세계 연기금 중 4번째로 규모가 크다. 투자 여력이 많다 보니 CBRE, 존스랑라살, C&W 등 글로벌 부동산회사들이 투자 제안서를 들고 먼저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굳이 국내 자산운용사를 통해서 투자를 제안받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현재 해외부동산 투자를 담당하고 있는 인력은 총 11명으로 국내에 9명, 런던사무소와 뉴욕사무소에 각각 1명씩이다. 특히 해외사무소가 위치한 런던과 뉴욕은 해외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핵심 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그만큼 해외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보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타 기관의 경우 해외부동산 담당 인력은 평균 2명에 불과하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올해 매입한 3건의 해외부동산도 해외 운용사들이 먼저 투자를 제안했다"며 "2006년부터 해외부동산 시장에 진출하면서 글로벌 네트워크가 어느 정도 구축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산규모에 비해 운용 인력이 부족하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국민연금이 대체투자에 할당한 33조 원(지난해 말 기준) 가운데 39%인 12조 8000억 원을 부동산에, 그 중 8조 3000억 원을 해외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해외부동산의 경우 1인당 7500억 원 가량을 운용한다는 얘기다. 대체투자 규모가 비슷한 캐나다연기금의 경우 1인당 운용규모가 3600억 원이다.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셈이다.
업계 전문가는 "국민연금의 경우 자산규모에 비해 운용인력이 적어 글로벌 운용사에 일임하는 형태로 해외부동산 투자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외부동산 투자가 손실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선 전문성을 한층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민연금은 2006년 해외부동산 투자를 시작한 이래 올 상반기까지 17건의 해외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고 전체 투자 규모는 총 5조 6000억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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