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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 여전한 고민 '저조한 수익성' [건설리포트] 재무개선·유동성위기 완화…신사업 발굴·해외사업 확대

이효범 기자공개 2013-11-28 09:37:00

이 기사는 2013년 11월 22일 10: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대규모 손실을 낸 한라는 올해 초 유상증자와 신규 유동성 확보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1조 6000억 원에 달하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와 차입금을 연내 1조 원 이하로 감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속적인 재무개선 노력에 힘입어 올해 9월 말 기준 부채비율과 PF우발채무는 눈에 띄게 줄었다.

하지만 수익성 확보가 또다른 과제로 떠올랐다. 한라는 약 23년 여만에 옛 사명에서 ‘건설'이라는 꼬리표를 뗐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에만 주력해서는 버틸 수 없다는 판단이다. 전방위로 신성장동력 찾기에 주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적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 재무구조 개선…부채비율 262%·PF 우발채무 2167억

한라는 지난해 말 영업손실 2198억 원, 당기순손실 2259억 원을 기록했다. 인천 영종도 사업장 공사미수금을 비롯해 총 20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장부상 일시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취약한 자본구조로 별도기준 부채비율은 559%까지 치솟았다.

대책마련에 나선 한라는 3400억 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또 자체 도급사업장의 현금흐름 및 자산매각을 통해 6000억 원 이상의 신규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올 초 1조 6000억 원에 달했던 차입금과 PF 우발채무를 1조 원 이하로 낮출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같은 조치로 한라의 재무구조는 눈에 띄게 개선됐다. 그룹의 캐시카우인 만도의 자금 수혈로 자본을 늘렸다. 김포 한강, 파주 운정 등 미분양 물량을 대한주택보증에 조건부로 매각하고, 여주 세라지오CC를 자체사업으로 전환하는 등의 방식으로 PF 우발채무를 줄였다.

한라의 PF 우발채무는 지난해 말 6276억 원에서 올해 3분기 말 기준 2167억 원으로 축소됐다. 부채비율은 559.51%에서 262.39%까지 감축했다.

한라 우발채무 및 부채비율

업계에서는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에 대한 유동성 위험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총 차입금은 7770억 원 이다. 이 가운데 3100억 원이 회사채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한라는 내년 2월과 4월에 걸쳐 만기 도래하는 총 2300억 원의 회사채를 신속인수제로 차환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실행될 경우 내년 한라의 실질적인 회사채 상환 부담금액은 9월 만기가 돌아오는 800억 원에 그친다.

금융권 관계자는 "회사채 신속인수제 등을 활용해 내년까지 무리 없이 차입금 상환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금융권의 크레딧라인도 보유하고 있어 당분간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우려는 크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한라차입금만기현황

다만 연내 차입금과 PF 우발채무를 1조 원 미만으로 떨어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PF 우발채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한라하이힐 매각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라건설 관계자는 "연내에 한라하이힐 매각을 완료하겠다는게 회사의 방침"이라며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우발채무는 1000억 원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 건설부문 수익성 저하…해외 및 신규사업 확대

재무구조 개선작업은 진전을 보이고 있지만 저조한 영업수익성은 여전히 한라의 고민거리다.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은 늘었지만 영업손실과 순손실을 피하지는 못했다. 아직까지 건설부문의 실적악화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3분기 별도기준 누적 매출액은 1조 1016억 원으로 전년대비 오히려 줄었다.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319억 원과 575억 원을 기록해 연결기준 적자 폭을 키웠다.

건설부문 원가율 상승이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2011년 말 90%를 밑돌던 원가율은 2012년 말 94%대로 치솟았다. 올해 3분기말에도 원가율은 94.87%에 달한다. 게다가 644억 원의 금융비용도 실적개선의 걸림돌이다.

현금흐름도 바닥을 기고 있다. 3분기 말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1026억 원이다. 이자의 지급으로 698억 원에 달하는 현금이 유출됐고, 영업활동으로 창출된 현금흐름은 오히려 마이너스 375억 원을 기록했다.

한라 원가율추이

한라는 지속되는 국내 건설경기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동력 찾기에 나섰다. 주택을 대체할 신규 사업으로 환경, 에너지, 해외 플랜트 사업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건설과 비건설 부문의 비중을 50:50으로 가져가겠다는 계획이다. 한라는 생수 생산 및 판매업과 물류창고 임대 및 분양업, 열병합발전소 건립·운영과 수처리 하수·산업용수 수처리 등 신규사업부문을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더불어 건설부문의 해외사업 비중도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올해 3분기 매출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이다.

이같은 전략에 따라 올해 신사업을 발굴할 미래사업본부를 만들었다. 산하에 신성장동력부와 기술개발부를 두고 새로운 사업 아이템 발굴과 기술 특허 개발 등에 주력하고 있다.

또 지난 8월에는 플랜트 기획부, 발전사업부, 환경사업부, 시멘트TFT, 바이오메스사업단으로 구성된 플랜트사업본부도 신설했다. 환경, 발전, 시멘트 플랜트 등을 통해 건설부문의 새로운 먹거리를 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라 관계자는 "폐기물을 에너지자원으로 활용하는 바이오매스 사업에 관심을 가지고 검토 하고 있다"며 "또 시멘트업종의 경험을 살려 시멘트플랜트 관련된 해외수주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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