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스코 주식매수에 최대 4300억..합병 걸림돌? 현대하이스코 주주 12% 합병 반대..'매입가-주가' 격차 주목
박창현 기자공개 2013-12-03 11:20:00
이 기사는 2013년 12월 02일 18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주주들이 분할합병안을 두고 미묘한 입장차를 보였다. 현대제철 주주들은 1.7%만이 합병안을 반대한 반면, 현대하이스코 주주들은 12.5%가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현대하이스코 합병 반대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모두 행사할 경우, 4000억 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지난 달 29일 주주 총회를 열고 현대하이스코 냉연 사업부문을 분할해 현대제철과 합병시키는 분할합병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주총 참석 주주의 97%와 84%가 합병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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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안이 압도적인 격차로 통과됐지만 합병 종결을 위한 관문이 하나 더 남았다. 합병 반대 의사를 표명한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이 그것이다. 분할합병을 반대한 주주들은 다음달 19일까지 양 사에 보유 주식 매수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상태다.
합병 반대 주주 비율을 살펴보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 주주들의 미묘한 입장차를 확인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전체 발행 주식 8531만 주 가운데 1.7% 수준인 143만 여 주 만이 반대의사를 표명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 전속시장) 확보로 수익성 향상과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현대제철 주주들은 압도적으로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현대하이스코는 전체 8020만 주 중 12.5%에 해당하는 1000만 여주 가량이 분할 합병 반대 의사를 통지했다. 그룹 전략 탓에 핵심 사업부를 양도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현대제철보다 반대표가 더 많이 나왔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합병 수혜가 예상되는 현대제철과 달리 현대하이스코 미래 성장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기관투자가들이 안전장치(주식매수청구권) 확보를 위해 대거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현대하이스코는 냉연 사업부문을 넘겨주면 총 자산이 5조 원에서 1조 원 대로 80%가량 줄어들게 된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는 현대하이스코 재무구조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합병 반대 주주들이 모두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현대하이스코가 부담해야 하는 매수 비용은 주당 4만 2878원씩 총 4290억 원에 달한다. 매수비용 마지노선 2000억 원을 2배 이상 초과하는 금액이다. 현대하이스코는 합병보고서를 통해 지급해야 하는 주식매수청구권 매수대금이 2000억 원을 초과할 경우, 분할합병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매수대금이 마지노선을 초과하더라도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합병 철회시 시장에 엄청난 후폭풍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입 비용이나 향후 현대하이스코와 현대제철 주가 등을 고려할 때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더욱이 현대하이스코는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해야 하는 와중에 추가 비용이 발생하게 되면, 미래 전략 수립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다.
향후 한 달 간 시장의 눈은 현대하이스코 주가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가 주식매수청구 제시 가격보다 낮게 형성될 경우, 차익 실현을 위해 주주들은 권리를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주가가 더 높다면 권리를 포기하는 것이 주주들에게 더 유리해진다. 현대하이스코 2일 종가는 4만 250원으로, 주식 매수가격보다 2000원 이상 낮다.
이트레이드증권 강태현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확실한 합병 수혜가 예상되지만 현대하이스코는 향후 시장 경쟁력에 대한 의문이 있기 때문에 기관 투자가들이 합병반대의사표시로 안전장치를 걸어둔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대하이스코 매수 비용이 마지노선인 2000억 원을 초과하게 되면 그룹 차원에서 추가적인 보상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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