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엠코-현대엔지 합병' 공룡 건설사 탄생 예고 매출 6조 등 1군 건설사 도약..해외 건설금융 등 그룹지원 본격화
김시목 기자공개 2014-01-15 08:08:24
이 기사는 2014년 01월 14일 17: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엠코가 현대엔지니어링 흡수합병을 추진하고 나서면서 대형 건설사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합병법인은 매출 6조 원에 수주잔고 10조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보유한 국내 시공과 해외 설계 분야의 특화된 경쟁력이 상당한 시너지를 발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지원을 기반으로 현대건설과 맞먹는 규모의 외형 성장을 일굴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매출 6조, 수주잔고 10조...1군 건설사 도약
현대엠코가 현대엔지니어링을 합병하면 올해 매출 규모는 6조 원 이상으로 급상승, 단숨에 업계 8위권 수준으로 올라선다.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각각 5500억 원, 41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 회사가 최근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실제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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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잔고도 대폭 증가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현대엔지니어링이 6조 1362억 원, 현대엠코가 4조 4499억 원으로 총 10조 50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이들의 수주 추세를 보수적으로 잡더라도 안정적인 '먹거리'가 지속적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업계는 합병이 단순 매출 증대 효과를 뛰어 넘어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외 설계 부문은 현대엔지니어링이, 국내 시공 부문은 현대엠코가 각기 특화돼 있어 장점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엠코는 2002년 설립 이후 성장가도를 달려온 건설사로, 주택부문을 포함한 토목·건축 부문 매출 비중이 84%를 상회한다. 또 지난 2년간 매출 3조 원, 수주 3조 원 이상을 달성하는 등 단기간에 비약적인 발전을 해왔다. 지난해 시공능력 평가 순위는 전년 대비 8계단이나 오른 13위를 기록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역시 그룹 내 '알짜' 회사로 통한다. 특히 화공·전력 플랜트 매출 비중이 전체의 94.2%를 차지한다. 이 회사는 업황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연결기준 3분기 누적 매출액과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20.3%, 22.1% 신장했다.
결국 주력 사업이나 사업 지역이 중복되지 않는 양사의 합병은 경쟁력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인 셈이다. 업계가 국내 사업장의 토목·건축을 담당하는 현대엠코와 해외 사업장의 플랜트 분야에 특화된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을 '거대 공룡의 탄생'으로 보는 배경이다.
◇PF금융 전문가 전진배치...수주잔고 폭발 증대
현대엠코가 현대엔지니어링을 합병하면 총수 일가 지분율이 20%를 하회해 공정거래법상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에서 제외된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현대엠코 순자산은 6306억 원, 현대엔지니어링은 8964억 원으로 합병 시 오너 일가 지분은 크게 희석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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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현대엠코의 내부거래 금액은 1조 7793억 원이며, 내부거래 비중은 61.9% 수준이다. 이번 합병으로 건설계열사로의 일감 몰아주기는 더 확대될 개연성이 크다. 벌써부터 그룹 차원의 건설 계열사 '덩치 키우기' 방안이 적잖게 제기되고 있다.
현대엠코의 주택 사업과 현대엔지니어링의 플랜트 사업은 외형 확장의 근간이 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 현대엔지가 해외 설계, 구매 등에 치중하고 현대엠코가 돈이 되는 주변 사업을 가져갈 공산이 크다. 현대건설의 주택 사업을 양수해 해당 사업 부문의 덩치를 더욱 키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형 그룹 공사 발주가 끊기면서 성장이 정체기에 접어든 현대엠코 입장에서 새 먹거리를 공급받게 된 셈이다.
이어 그룹 차원에서 합병법인 외형확장을 위한 우회 지원이 잇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올 들어 계열 증권사 사장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문가를 앉히는 등 개발금융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해외사업에 현대자동차그룹의 막강한 자금력이 보태지게 되면 수주경쟁력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정몽구 회장이 올해 그룹 신년사에서 계열 건설사들의 신성장동력 확보를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그룹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본격화 될 경우 합병법인 수주잔고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현대자동차그룹이 막강한 자금력으로 해외사업 금융지원 등에 나설 경우 합병법인이 단기간 내 현대건설과 맞먹는 규모로 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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