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대 오른' 두산인프라, 재무개선 '약발' 통할까 [발행사분석]작년 말 주요 계열사로 1조 현금 유입…2012년 이후 영업수익성 저하 추세
이 기사는 2014년 01월 17일 16: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인프라코어(A, 부정적)가 지난해 대규모 실권을 기록한 지 4개월 만에 또 다시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달라진 것은 지난 연말 두산인프라코어를 포함한 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유상증자, 자사주 매각 등을 통해 1조 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는 점이다. 회사 측은 이같은 재무 개선 성과가 회사채 흥행으로 이어지기를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 자체만 보면 2012년 이후 수익성 악화로 기존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을 갚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특히 중국 내 건설기계 부문 실적 저하가 두드러지면서 연내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두산인프라코어 회사채의 흥행 여부가 올해 두산그룹 채권 수급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1조 확보한 두산, 동부·한진·현대그룹과 차별화될까
두산인프라코어는 산업은행과 현대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내달 12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지난 10월 17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할 당시 정책금융공사를 제외하고는 기관 투자자가 없어 1100억 원어치를 인수단이 떠안아야 했다. 해당 물량 상당수는 아직까지도 유통 시장에서 팔리지 않아 인수단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오는 2월 만기 예정이던 2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상환은 해외 채권 발행 또는 은행 차입을 고려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업계에서 나오기도 했다. 여기에는 AA급 외에는 회사채 투자 수요를 찾기 어려운 시장 상황도 한몫했다. 두산인프라코어 민평 금리의 경우 16일 기준 4.48%(3년물)로 등급 민평 대비 60bp이상 높게 형성돼 있다.
하지만 두산인프라코어는 회사채 차환 발행이라는 정면 승부를 택했다. 지난해 12월에만 두산인프라코어를 포함해 두산중공업, 두산건설 등에서 1조 원 규모의 자금 확보에 성공한 점이 채권 투자자들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듯하다. 주관사 역시 기존 파트너들을 그대로 채용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4208억 원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발행, 두산건설은 4000억 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두산중공업은 3023억 원어치의 자사주 매각에 각각 성공했다. 여기에 두산그룹이 현재 진행 중인 자산재평가 역시 재무개선에 일정 부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두산그룹의 경우 한때 한진, 동부, 현대그룹 등과 마찬가지로 신용위험이 높은 대기업 군에 꼽혔지만 이번 1조 원 규모의 현금 확보를 통해 재무 안전성이 상당 부분 높아진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사업 위주로 수익성 악화…신용등급 하락 가능성 상존
문제는 정작 발행 주체인 두산인프라코어의 수익성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두산인프라코어의 2011년 EBIT/매출액 비율은 북미 시장에서의 건설기계 판매 및 공작기계 실적 회복 등으로 8%(연결기준)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중국 내 건설기계 시장의 수요성장 둔화 및 경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영업 수익성이 급감했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2012년 EBIT/매출액 비율은 4.4%,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도 4.8%에 그치고 있다. 1년여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셈이다. 당기순이익 역시 755억 원 적자(2013년 3분기 누적)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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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법인인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의 실적 하락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굴착기 등 건설기계 부문의 2012년 중국 판매량은 전년 대비 무려 46%나 감소했다. 당초 계획했던 DICC의 기업공개(IPO)도 물 건너가면서 2대 주주인 미래에셋PE, IMM PE, 하나대투PE 등의 엑시트(자금 회수)도 지연되고 있다.
NICE신용평가는 지난 10월 두산인프라코어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향후 연결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이 8배 이상을 기록하는지를 모니터링해 등급하향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금융비용 대비 EBITDA가 2.5배 이상으로 회복되면 '안정적' 등급전망으로 다시 조정할 수 있다고 했지만 당분간 양쪽 기준을 충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시장 관계자는 "이번 두산인프라코어의 회사채 발행은 올 들어 두산그룹 계열사가 추진하는 첫 번째 시장성 조달"이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두산그룹의 올해 채권 수급 전망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이번 회사채 발행 외에도 외국계 금융사들과 함께 17억 달러 규모의 밥캣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두산건설 역시 해외 하이일드 채권 발행을 타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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