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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링크, 전단채로 장기채 만기 대처하나 1000억원 발행 한도 설정…그룹 평판 저하, 공모채 부담

황철 기자공개 2014-01-23 08:49:05

이 기사는 2014년 01월 17일 1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텔링크가 전자단기사채 발행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최근 이사회를 통해 한도를 설정하고 신용등급 평정까지 받았다. 그룹 내 비금융 계열사 중에서는 SK건설에 이은 두 번째 한도 설정이다.

이번 조치는 2월 만기도래하는 장기 회사채 차환을 위한 사전 포석으로 풀이된다. 약 한 달 가량 걸리는 회사채 공모 일정을 감안하면 장기물을 통해 차환하기에 시간이 빡빡하다.

특히 SK그룹 채권에 대한 인기가 전만 같지 않아 원하는 금리에 수요를 충분히 모을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무엇보다 최태원 그룹 회장 경영공백 등에 따른 평판 저하가 부담스럽다. 실제로 최근 SK케미칼은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쓴잔을 마셨다.

◇ 그룹 내 비금융 계열 중 SK건설 후 두번 째

SK텔링크가 1000억 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 발행한도를 설정했다. 신용평가사에 신용등급을 의뢰해 A1 평정을 받는 등 조달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쳤다.

시장에서는 SK텔링크의 전자단기사채 발행 유인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2월 만기도래하는 공모 회사채의 상환 재원을 마련해야 한다.

SK텔링크의 미상환 회사채 잔량은 총 300억 원이다. 이중 200억 원 어치가 2월22일 만기를 맞는다. SK텔링크는 지난 2011년 2월과 11월 각각 500억 원 씩 총 1000억 원어치의 채권을 찍었다. 이중 700억 원은 2012년 12월 조기 상환했다.

SK텔링크

물론 장기 공모채를 통해 정상적 차환에 나설 가능성이 아예 없지는 않다. 그러나 약 한 달 가량 걸리는 발행 일정을 감안하면 차환보다는 현금상환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2012년 회사채 조기상환에서 볼 수 있듯 차입금을 꾸준히 줄여 왔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2010년 티유미디어 합병 이후 급격히 늘어난 차입금을 국제전화시장 벌어들인 현금으로 갚아 왔다. SK텔링크의 순차입금은 지난해 9월말 기준 -80억 원에 머물고 있다. 2012년부터 실질적인 무차입 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문제는 현금 유동성이다. SK텔링크의 현금성 자산은 379억 원으로 절대 규모가 적다. 순차입금 마이너스 상태로 유동성 대응 능력은 뛰어나지만 단기 상환 부담을 해소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2월22일 만기도래채를 보유 현금으로 갚기에 벅찬 상태.

결국 전자단기사채나 기업어음 등 단기자금 조달을 통해 공모채 만기에 대응하며 유동성 관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 SK그룹 계열 채권 수요예측 잇따른 미달도 부담

최근 채권 시장에서 SK그룹의 평판이 전만 같지 않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그룹 주력 부문인 SK에너지 계열 등의 실적 부진과 최태원 회장 경영 공백 등 대내외적 악재가 부각했다.

실제로 SK케미칼은 얼마 전 수요예측에서 1200억 원 공모에 650억 원의 기관 자금 유치에 만족해야 했다. 향후 청약에서 추가로 수요를 모을 가능성도 현재로선 많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SK텔링크로서는 자체적인 재무전략 차원이나 외부 환경 측면에서 장기채를 통한 차환보다 단기자금시장을 활용할 유인이 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텔링크의 경우 그동안 채권 발행이 많지 않았고 기존 미상환 물량도 조기에 상환하는 등 차입금 감축 기조를 유지해 왔다"라며 "이번에도 공모채 차환으로 차입금을 길게 가져가기보다는 단기조달로 급한 불을 끈 후 영업창출현금으로 상환에 나설 가능성이 커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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