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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의 비철강 계열사 살리기 [thebell note]

강철 기자공개 2014-02-17 09:22:0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3일 10: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의 계열사 살리기가 한창이다. LED 사업 진출을 위해 2011년 인수했으나 시황 악화로 개점휴업 상태에 있는 DK아즈텍에 최근 250억 원 상당의 자금 지원을 결정했다. 워크아웃 상태인 농기계 계열사 국제종합기계는 채권단과 장세주 회장의 출자전환을 거쳐 지난해 말 유니온스틸의 자회사로 편입되며 경영 정상화를 위한 정지작업을 마쳤다.

주력 사업이 위기에 직면한 시점에서 이처럼 비철강 계열사 살리기에 힘쓰는 모습은 언뜻 이채롭게 느껴진다. 2011년까지 동국제강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던 후판 부문은 201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고, 이는 전체 수익성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규모가 크지 않다고 하지만 현 시점에서 계열사를 신경 쓸 여력이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동국제강은 이에 대해 "위기 속에서 대안을 찾고, 이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자는 전략 아래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현재 추스르고 있는 계열사들이 향후 그룹의 핵심 역량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이 담겨 있다. 특히 DK아즈텍은 성장로(Grower)를 직접 제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LED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5년을 기점으로 빠른 성장을 이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행보는 인천 제강소 봉형강 라인 증설을 결정한 2009년과 흡사한 부분이 많다. 당시 철강업계는 현대제철의 증설과 해외 물량 유입 증가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었다. 시황이 나빠지면서 동국제강 내부적으로도 수익성 저하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는 상황이었다.

동국제강이 꺼낸 카드는 봉형강 부문의 증설과 설비 합리화였다. 후판의 공급과잉에 대응함과 동시에 봉형강 부문의 확장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자는 판단에서였다. 동국제강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총 4700억 원을 투자해 노후된 설비를 폐쇄하고 저탄소 제강·압연 설비를 신설했다. 이를 통해 인천제강소는 연산 200만 톤의 고부가가치 봉형강 생산 체제를 갖췄다.

결과적으로 동국제강의 판단은 옳았다. 지난해 후판 부문의 대규모 적자 속에서도 동국제강이 전체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던 것은 봉형강 사업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준 덕분이다. 만약 2009년 주력인 후판 증설을 선택했다면 추가적인 실적 하락을 피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위기 속에서 합리적인 판단과 과감한 결단을 내린 것이 빛을 발했다고 볼 수 있다.

동국제강의 계열사 지원이 향후 큰 성공으로 돌아올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다. 성공한다고 해도 본업인 후판 사업을 상쇄할 정도의 규모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위기가 닥칠 때마다 선제적으로 먹거리 발굴 노력을 기울이는 모습을 볼 때 동국제강의 미래는 어둡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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