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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T캡스 본입찰 앞두고 풀리는 의문들 타이코의 매각 진의는 인정…대형 PE들은 왜 적극적일까

공현정 기자공개 2014-02-17 08:15:41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4일 14: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뿌연 안개가 걷히고 있다. 17일로 예정된 본입찰이 다가오면서 ADT캡스 경영권 지분 매각 거래의 불확실했던 부분이 점차 선명해지고 있다.

ADT수정
타이코의 진성매각 의지에 대한 인수후보들의 심증은 확고해졌다. 당초 시장은 타이코가 ADT캡스를 매물로 내놓겠다고 밝힌 뒤에도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타이코가 보유한 아시아 법인 중 가장 우수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회사가 ADT캡스이기 때문이다. 최근 타이코의 재무구조가 나빠진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알짜' ADT캡스를 선뜻 내놓는 건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여기에 US-GAAP 기준으로 작성된 무성의한 투자설명서, 불확실한 이사회 결정 역시 시장의 의심을 키웠다.

상황은 달라졌다. 시장은 타이코가 진짜 팔 의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가장 큰 요인은 '가격'이다. 당초 시장이 예상한 가격은 1조5000억 원 대 중반 정도였다. 하지만 예비입찰 이후 ADT캡스의 '몸값'은 차원이 달라졌다. 최근 들어 매각 가격이 2조 원을 상회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원래 기대했던 것보다 높은 금액을 손에 쥐게 될 타이코 입장에서 매각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뒤늦게 계열사 하나를 더 매각 패키지에 포함시킨 사실도 타이코의 매각 진의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원래 타이코가 내놓은 매물은 한국 사업체 다섯개 중 ADT캡스와 ADT캡스텍 2개였다. 하지만 얼마 전 타이코는 ADT시큐리티까지 함께 팔겠다고 통보했다. 새로운 매물이 추가된 것이 가격 할인 요인이 될 지, 인상 요인이 될 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매각 측에서 전과 다른 셈법을 내놨다는 건 그만큼 매각을 신중하게 고민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애초에 숏리스트 대상으로 사모투자(PE)회사들만 선정이 된 것과 관련해서도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SK텔레콤, KT와 같은 통신사가 전략적 투자자(SI)로 인수전에 참여할 거라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이다. PE들이 총대를 멘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엔 SI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할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여전히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하지만 인수전에 뛰어든 대부분의 PE들은 ADT캡스 인수의 득실을 판단, 유력 SI들과의 연대 없이 단독 인수에 나서도 나쁘지 않다 판단한 듯 하다. 무엇보다 우수한 현금창출능력이 PE의 구미를 당겼을 것으로 보인다. ADT캡스는 2012년 말 기준 21.3%의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업계 2위라는 양호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금흐름이자보상배율도 240%에 달한다. 재무적 투자자(FI)로서 인수금융 이자 비용은 물론, 감자나 배당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도 무리가 없다는 분석이다. 타이코도 최대 400억 원의 배당금을 챙겼던 것으로 알려진다.

FI가 경영하기에 어려움이 없는 사업분야라는 점도 독자적으로 인수를 추진하는 걸 가능케 했다. 보안 비즈니스는 제조업 등 다른 여타 사업과 달리 전문적인 경영 지식이나 노하우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기존에 갖고 있는 설비를 바탕으로 가입자를 유지·확대하는 게 중요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보안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현실을 감안할 때, ADT캡스는 FI 입장에서 '부담 없는' 매물인 셈이다.

다만 "회수(EXIT)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는 투자 거래인가"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PE업계 내에서 의견들이 분분하다. 좋은 투자 건임에는 분명하지만, 통상의 거래 배수로 베팅해서는 승자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다들 알기 때문이다. IPO나 자본 재편(re-capitalization) 등의 방법도 고려될 수 있겠지만, 회수 시점의 자본시장 상황에 좌우되는 문제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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