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2월 14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 ENS 관련 자산담보부대출(ABL)을 실행한 은행과 유동화 지급보증을 선 증권사 간의 대지급 문제가 소송전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은행은 ABL을 지급보증한 증권사에게 SPC를 대신해 원리금을 갚을 것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증권사는 기초자산인 매출채권이 사기였기 때문에 대신 지급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은행이나 증권사 모두 의지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즉각적으로 소송을 제기한다는 방침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KT ENS의 매출채권과 관련한 ABL은 중앙스타(2300억 원), 세븐스타(600억 원), 은하수제일차(500억 원), 은하수제이차(500억 원), 쏘울앤스마트(500억 원) 등의 유동화전문회사(SPC)가 유동화했다.

이 중 한국투자증권은 중앙스타 대출한도 300억 원, 신한금융투자는 쏘울앤스마트 대출한도 150억 원에 대해 지급보증을 섰다. 채무미이행 사유가 발생하거나 신탁계약상의 조기 지급 사유 발생으로 기한이익이 상실할 경우 SPC를 대신해 원리금을 갚는다는 내용이다. 대출 실행자는 하나은행이다.

매출채권이 허위로 작성된 것으로 판명되면서 중앙스타의 경우 오는 15일 1차 기한이익상실(만기 전 대출금 회수)이 발생한다. 따라서 영업일인 오는 17일 오후까지 지급보증을 한 한국투자증권은 SPC 대신 대출금을 상환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ABL의 기초자산인 매출채권이 위조된 것이기 때문에 대지급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매출채권이 제대로 된 매출채권이라면 SPC가 원리금을 못갚았을 때 증권사가 계약에 따라 대지급을 해야하지만 이 매출채권은 허위로 작성됐다"며 "매출채권의 실재성 여부는 은행에서 책임진다고 계약서에 나와 있어 증권사가 대지급을 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변호사 선임 등을 통해 소송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증권사의 입장에도 은행이 지급보증 계약을 맺은 증권사를 상대로 대출금을 상환하라는 소송에 나서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에 대한 법적 해석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만큼 은행에서도 소송을 통해 최대한 피해를 줄이려 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들의 보증으로 인해 ABL의 신용이 보강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증권사 책임이 없다고 볼 수만도 없다"며 "지리한 법적 공방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