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ADT캡스 M&A 가격 2조 넘어설까 EBITDA배수 11배 적용의 타당성 놓고 '갑론을박'
김일문 기자공개 2014-02-17 08:16:50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4일 16: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ADT캡스의 주인이 되려면 과연 얼마를 베팅해야 할까. 17일 본입찰을 앞두고 시장의 가장 큰 관심은 ADT캡스 인수 후보들이 써낼 가격에 쏠리고 있다. 내로라하는 쟁쟁한 국내외 사모투자(PE) 회사들이 제대로 맞붙었다는 사실에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베팅도 조심스레 점쳐진다.현재 시장에서는 1조 7000억 원(미화 16억 달러) 정도를 ADT캡스 거래 가격 하한으로 보고 있다. 타이코가 매각 의사를 처음 드러낼 당시 흘러나왔던 가격이 바로 16억 달러다. 16억 달러의 논리는 대충 이런 것으로 추정된다.
ADT캡스의 2013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예상치 1600억 원(현재 후보들이 대체로 동의하는 조정EBITDA는 1700억 원에 달한다)에 11배 정도의 배수를 적용하면 그 정도 가격이 나온다. EBITDA배수 11배는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된 보안업체들의 현재 시장가격에 적용된 배수다.
타이코로선 경영권 프리미엄을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 해도 적어도 EBITDA 11배는 받을 만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ADT캡스의 거래 가격이 이 보다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내놓고 있다. 국내 보안업계 선두이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에스원의 경우 15배에 가까운 에비타 배수를 기록 중이다. 2월 13일 종가를 기준으로 에스원의 시가총액(Equity Value)은 2조 9487억 원에 달한다. 무차입 상태인 에스원의 현금성 자산(2012년 기준 628억 원)을 시가총액에서 뺄 경우 기업가치(Enterprise Value)는 2조 8859억 원 정도다. 이를 상각전 영업이익 1937억 원으로 나누면 에스원의 에비타 배수는 약 14.9배가 된다.
이 배수를 ADT캡스의 2013년 조정EBITDA에 적용하면 2조 5000억 원이 넘는다. 물론 에스원의 에비타 배수를 ADT캡스에 그대로 적용시킬 수는 없다. 두 회사 모두 주력 사업이 보안 경비업으로 동일하지만 매출액 규모나 사업 영역 다각화 측면에서 에스원이 앞선다. 에스원의 경우 삼성그룹이라는 안정된 매출처를 보유하고 있다.
또 에스원은 작년 말 에버랜드의 건물사업부 양수로 인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최근 수 개월 간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상황이다. 따라서 시장에서는 에스원과의 단순 비교를 통한 ADT캡스 거래가격 산정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은 에버랜드 건물관리사업 양수효과가 반영되기 직전의 에스원 주가 역시 EBITDA의 11배였다. 이를 감안하면 미국이든 국내든 보안경비산업이 시장에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
ADT캡스의 2013년 조정EBITDA가 당초 예상됐던 1600억 원보다 100억 원이 더 많았다는 점도 거래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 중 하나다. EBITDA 배수를 보수적 관점에서 10배만 적용해도 1조 7000억 원(미화 16억 달러)은 된다. 여기에 보유 현금(순현금 기준)까지 500억 원 쌓여있다. ADT캡스 주식 100%를 가지려면 ADT캡스 기업가치에다 이 현금 500억 원까지 얹어줘야 한다.
여기에 새로 거래 대상에 추가된 ADT시큐리티 거래 가치도 반영되야 한다. ADT시큐리티는 의류매장 등에서 제품 도난방지를 위해 부착하는 태그 등 도난방지용품 등을 미국 타이코로부터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한다. 시장에서는 ADT시큐리티의 기업가치를 대략 200억 ~ 300억 원 대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반론도 있다. 과연 ADT캡스 경영권 거래에 미국 보안주 거래 배수인 EBITDA 11배를 적용하는 것이 온당하냐는 지적이 그 첫 번째다. ADT캡스의 경우 보유 보안설비의 감가상각 내용연수를 미국 보안업체들보다 길게 잡고 있다는 점, 감시와 신고 중심인 미국 보안사업에 비해 출동서비스 비중이 높은 국내 보안사업이 상대적으로 제반 비용이 많이 든다는 점에서 동일한 수준의 밸류에이션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주장이다.
타이코가 제시하고 있는 2013년 조정EBITDA 1700억 원에 대해서도 다 인정해 줘야 할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전략적 투자자가 아닌 PEF가 과연 ADT캡스 인수 이후 ADT 브랜드를 안 써도 문제가 없는지, 현재 영업활동에서 미국 타이코에 의존하는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SK그룹이 최근 M&A를 통해 국내 보안사업에 뛰어들었다는 점도 ADT캡스의 거래가치를 제한하는 무시 못할 요인이 될 것으로 시장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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