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T캡스 본입찰, 무엇이 승부를 가를 것인가 후보별 입찰가, 레버리지 전략이 좌우할 듯… 딜 종결력도 중요 변수
정호창 기자공개 2014-02-17 08:18:21
이 기사는 2014년 02월 14일 1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로라하는 국내외 사모투자회사들의 진검승부장이 된 ADT캡스 M&A. 이 승부의 성패는 결국 각 후보들 구성한 레버리지 전략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인수후보들의 딜 종결력에 대한 매각 측의 평가 등이 막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레버리지 전략이 입찰가 결정할 듯
이번 인수전의 특징은 적격예비후보(숏리스트) 명단에 이름을 올린 6곳의 경쟁자가 모두 PEF 운용사라는 점이다. 게다가 6곳 모두 M&A 경험이 풍부하고 높은 역량을 갖춘 톱클래스 하우스들이다.
글로벌 PE시장에서 수위를 다투는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칼라일 그룹(The Carlyle Group), 동북아 최고의 하우스로 존재감이 높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Affinity Equity Partners), 이들에 못지않게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명성을 자랑하는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SC PE)와 베인캐피탈-유니타스 컨소시엄, 국내 톱클래스 하우스인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 등 어느 한 곳 만만히 볼 후보가 없다.
인수후보들의 이런 특징 때문에 M&A업계에서는 각 후보들의 매물에 대한 시각, 가치 평가(밸류에이션) 등이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ADT캡스의 기업가치(EV)와 적정 인수가격에 대한 기본적 계산치는 6곳 모두 비슷할 것이란 분석이다.
따라서 인수후보별 입찰가 차이는 ADT캡스 인수구조를 어떻게 짜느냐가 결정할 전망이다. PEF들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사용하는 '레버리지(leverage) 전략'이 이번 인수전에선 각 후보들의 경쟁력을 판가름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매물 인수가격이 같다고 가정하면 외부 차입을 통한 레버리지를 얼마나 일으키냐에 따라 PEF가 부담할 투자금이 달라지고, 이는 훗날의 수익률과도 직결된다.
예를 들어 ADT캡스 인수가격을 1조 8000억 원으로 정하고, 인수금융(Loan)으로 절반을 조달한다면(레버리지율 50%), PEF는 9000억 원을 투자해야 한다. 만약 선순위 인수금융 외에 중순위 메자닌 투자자를 유치해 인수대금의 10%를 맡기면(레버리지율 60%), PEF의 투자금은 7200억 원으로 줄어든다. 중순위 메자닌 투자 규모를 20%로 올리면(레버리지율 70%), PEF의 부담은 5400억 원까지 떨어진다.
ADT캡스를 인수한 후 3년 뒤 2조 3000억 원에 매각한다면 매각 차익은 5000억 원, 수익률은 내부수익률(IRR) 기준 8.5%가 된다. 하지만 PEF의 수익률은 레버리지율에 따라 큰 차이가 나타난다. 레버리지율 50%로 인수대금의 절반을 PEF가 부담했다면 투자수익률(ROI)은 55.6%, 내부수익률(IRR)은 15.9%로 계산된다. 레버리지율이 60%로 올라가면 투자수익률은 69.4%, 내부수익률은 19.2%를 기록한다. 레버리지율 70%에서는 투자수익률과 내부수익률이 각각 108%, 24.4%로 상향된다.
따라서 레버리지율을 충분히 끌어 올릴 수 있는 후보는 그렇지 못한 후보보다 높은 입찰가를 제시할 수 있다. 수익률 기준으로 보면 레버리지율 50%인 PEF가 5000억 원의 매각 차익을 얻는 경우와 레버리지율 70%인 PEF가 3000억 원의 차익을 거둔 결과가 비슷하다.
입찰가 차이는 바로 여기에서 벌어진다. 앞선 예시에서 레버리지율 50%로 인수구조를 짠 PEF가 입찰가로 1조 8000억 원을 제시한다면, 레버리지율 70%인 후보는 2조 원까지 입찰가를 높일 수 있는 셈이다.
실제로 이런 이유 때문에 인수후보 6곳은 저마다 레버리지 비율을 높이는데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대부분의 후보가 금융권으로부터 9000억~1조 원 규모의 인수금융(Loan) 지원을 약속받았고, 추가로 2000억~3000억 원 규모의 메자닌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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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가 욕심을 덜 내느냐의 승부… 딜 종결력도 변수
하지만 레버리지 전략으로 각 후보간 경쟁력 차이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많다. 모두가 톱클래스 PEF인만큼 인수구조 역시 비슷하게 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M&A업계 관계자는 "현재 인수후보 대부분이 인수금융과 메자닌 투자를 활용해 레버리지를 최대한 높이는 방향으로 인수전략을 짜고 있어 레버리지 비율과 입찰가격이 대동소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훗날의 재매각 차익에 대한 기대치를 얼마나 낮추느냐에 따라 후보들의 최종 입찰가격이 차이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결국 누가 욕심을 덜 내느냐가 승부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다.
인수후보들의 입찰가 경쟁에서 1차 승부가 판가름 난다고 보면, 2차 관문은 매각 주체인 미국 타이코(Tyco)와 주관사 모간스탠리가 평가할 인수후보별 '딜 클로징' 능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딜의 거래가격이 2조 원에 육박하고 각 후보들의 외부 차입금 규모만 1조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에 매각 측에 있어 인수후보들의 자금력은 반드시 검증해야 할 항목이다. 자칫 높은 입찰가만 보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가 제때 자금을 조달하지 못해 가격 인하를 요구하거나 최악의 경우 딜이 무산될 우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매각 측은 인수후보들이 제출한 자금증빙용 투자확약서(LOC)를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LOC 발급처의 자금력과 신용도, LOC의 구속력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옥석을 가릴 것으로 보인다.
차입금이나 메자닌 뿐 아니라 PEF가 담당할 에쿼티 출자금도 중요 점검항목이다. 인수후보가 대규모 블라인드 펀드를 보유하고 있어 출자금 실체가 명확히 파악되는 경우에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프로젝트 펀드 결성 계획을 세우고 LP들의 출자 확약서를 제출한 경우에는 역시나 매각 측으로부터 꼼꼼한 자금력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인수후보들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과정에서 매각 측에 요구하는 '진술과 보증(Representations & Warranties)' 등 마크업(Mark-up) 협상도 승자를 결정짓는 막판 변수 중 하나다. 인수후보가 까다롭고 많은 조건을 제시할수록 매각 측이 딜 종결력을 낮게 평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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