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그룹, 현대성우리조트 인수 패착? 2012년 이후 리모델링·테마파크 조성으로 수익 악화…"투자 지속할 것"
강철 기자공개 2014-03-13 10:07:00
이 기사는 2014년 03월 10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안그룹이 2011년 현대시멘트로부터 인수한 신안종합리조트(옛 현대성우리조트)가 그룹의 골칫거리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2년간 노후된 리조트 시설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별다른 수익없이 비용만 발생하고 있다. 인수 직후 부지 매입과 관련해 관할 지방자치단체와 갈등을 빚는 등 실질적인 사업 추진에도 어려움을 겪었다.10일 신안그룹에 따르면 신안종합리조트는 지난해 매출액 394억 원, 순손실 190억 원을 기록했다. 2012년 21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2년째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결손금 누적으로 자본금(620억 원)의 잠식도 심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안종합리조트의 자본총액은 241억 원으로 자본잠식률은 61%에 달한다. 추가적인 자금 지원이 없을 경우 연내 완전자본잠식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안그룹은 2011년 10월 현대시멘트 레저 사업 부문을 인수하기로 하는 영업 양수도 계약을 맺고, 이듬해 1월 인수대금 1184억 원의 납입을 완료했다. 그룹 골프장 운영업체인 ㈜관악이 41.9%, 금융 계열사인 그린씨앤에프대부가 32.3%, 휴스틸이 25.8%의 지분을 각각 확보했다.
신안그룹의 현대성우리조트 인수는 박순석 신안그룹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박 회장은 침체에 빠진 레저 사업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서는 M&A(인수합병)을 통한 신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현대성우리조트 인수 전 신안그룹의 레저 사업은 리베라CC, 그린힐CC 등 골프장과 제주도의 몇몇 콘도 뿐이었다.
스키장, 콘도, 골프장 등을 보유한 현대성우리조트는 신안그룹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매물이었다. 강원도 횡성군에 위치한 리조트의 부동산 가격이 평창올림픽 유치로 크게 오를 것이란 기대도 인수를 적극적으로 추진한 배경 중 하나로 알려졌다.
신안그룹은 인수 직후 노후된 시설의 리모델링과 함께 리조트 유휴 부지에 약 1000억 원이 투입되는 테마파크 조성을 추진했다. 테마파크의 주력은 여름철 물놀이 시설이 포함된 워터파크다. 이를 통해 계절에 상관없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리모델링과 테마파크 조성은 부지 문제로 초기부터 난항을 겪었다. 리조트의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강원도 횡성군이 군유지에 속하는 부지를 신안그룹 측에 매입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신안그룹은 기존의 임대차 방식을 유지하길 원한다고 맞서며 적잖은 갈등을 빚은 탓이다.
임대차 방식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으나 이 과정에서 전체적인 일정이 지연되면서 부수적인 비용이 추가됐다. 이로 인해 당초 2012년 착공할 계획이었던 테마파크 조성 사업은 올해 초 공사를 시작했다.
문제는 리모델링과 테마파크 조성 일정이 지연되면서 신안종합리조트가 향후 3~4년은 적자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신안그룹은 테마파크 조성에 당초 계획한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워터파크 부문에만 300억~400억 원의 자금을 설정한 상태다. 완공 예상 시점인 2016년까지 매출액의 3배가 넘는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안종합리조트가 계속해서 경영난을 겪을 경우 농협 등 인수금융을 제공한 채권단의 압박도 강해질 전망이다. 신안그룹은 2012년 초 농협과 한국증권금융으로부터 인수자금 500억 원을 차입했다. 대출 기간은 3년으로 내년 초 만기가 돌아온다. 신안그룹은 신안종합리조트 주식 전량(1240만 주)과 휴스틸 주식 83만 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성우리조트가 신안그룹에 인수되기 전부터 법정관리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리조트의 관리나 마케팅 등 실질적인 경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다"며 "테마파크가 완공된다 해도 실적 개선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안그룹은 레저 사업의 확장을 위해 향후 매출액 증가분에 상응하는 자금을 투자 비용으로 설정할 계획이다. 막대한 자금의 투입으로 회사 경영수지가 악화되고 있지만 그룹 전체적인 지원을 토대로 추진 중인 신사업을 제대로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안그룹 관계자는 "리조트 인수 직후 콘도와 스키장 슬로프를 비롯한 여러 시설물에 대해 지속적인 리모델링과 증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큰 비용이 발생하면서 적자가 누적된 측면이 있다"며 "지난 2년은 현대시멘트 시절부터 이어진 부실을 정리하는 과정이었다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테마파크의 경우 설계 과정의 로드맵을 가다듬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다보니 착공 시점이 늦어진 측면이 있으나 공사는 현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미 테마파크 조성에 많은 자금이 투입됐고, 그룹 향후 먹거리가 달린 사업인 만큼 투자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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