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지배구조 키맨' 전면 교체 [지배구조 분석]지주 임원·주요 자회사 CEO·사외이사 교체…"전례없는 경영진 교체"
윤동희 기자공개 2014-04-01 11:28:25
이 기사는 2014년 03월 28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지주의 지배구조 변화의 핵심은 인적 쇄신이다. 김승유 라인과의 결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김정태 회장은 지배구조의 안정성을 꾀하고 있다.우선 김정태 회장은 이사회에서의 본인의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해 과거 김승유 전 회장 시절 선임된 사외이사를 교체 대상으로 삼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허노중 이사회 의장이다. 2009년부터 하나금융지주에서 사외이사로 일해온 허노중 이사회 의장은 5년 이상 연속해 사외이사로 재직할 수 없다는 내부 정관에 따라 퇴임했다. 이상빈, 황덕남, 박봉수 등 임기가 남아있는 사외이사도 이번 물갈이 인사와 함께 퇴진했다. 세 사외이사는 운영위나 경발위, 사추위 멤버로 그룹 의사결정에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는 소위원회의 위원들이었다. 특히 이상빈 사외이사는 2012년 지주의 사외이사로 선임됐다고 명기돼있지만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2000년부터 2002년까지 김승유 하나은행장 재직당시 은행 사외이사로 재직한 이력이 있는 인물이다.
지난해에는 유병택, 이구택, 김경섭 사외이사가 퇴진했다. 유병택 사외이사는 1998년 김승유 전 회장이 하나은행장 자리를 꿰찼을 당시, 사외이사로 선임됐던 하나은행 원로 멤버다. 이구택, 김경섭 사외이사도 2007년 김승유 전 회장이 지주 회장 현직에 있을 당시 사외이사로 선임됐다. 8명 중 6명 가량이 김정태 회장에 의해 새로 영입된 사외이사로, 김승유 전 회장측의 사외이사가 지난 2년 새 대부분 교체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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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교체에 이어 하나금융그룹이 지배구조에 있어 겪은 가장 큰 변화는 지주 임원과 자회사 경영진의 대대적인 물갈이다. 김정태 회장은 지주 이사회 장악력 확대를 위해 회장 이외의 사내이사 직을 모두 없애긴 했지만, 해당 인물들이 김승유 전 회장의 의중에 따라 선임됐던 인사였기 때문에 교체된 측면도 있다.
최흥식 사장은 김승유 전 회장과는 30년 가까이 교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 전 사장이 애초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으로 온 것도 김 전 회장의 뜻이었다. 지주에서 부회장 직을 맡았던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도 김승유 전 회장의 의사에 따라 이뤄진 인사다. 윤 전 행장은 재임기간 중 외환은행 통합작업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해, 합병과제를 안고 있는 김정태 회장에게는 특히 더 부담스러운 인물이었다.
등기임원은 아니었지만 지주의 부회장이었던 임창섭 전 하나대투증권 사장도 인적쇄신 차원에서 퇴임했다. 임창섭 전 사장은 김정태 회장이 은행장으로 있던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하나금융지주의 기업금융부문 부문장으로 일했다. 당시 임 전 사장은 은행의 이사회운영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에 참여하며 김정태 행장의 경영활동에 관여했다. 그룹내 김 회장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는 임창섭 전 사장의 교체가 필요했을 거라는 지적이다.
이번 인사에서 물러나게 된 임영호 부사장은 하나은행 홍보팀장을 지낸 홍보맨이다. 지주 커뮤니케이션과 사회문화, 인사전략과 홍보 등 업무를 총괄해왔다. 임 부사장은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은 물론 김종열 전 하나금융 사장과도 신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 증권에 이어 하나금융그룹의 주요 자회사로 꼽히는 하나캐피탈과 하나생명의 대표도 바뀌었다. 현재 하나은행 리스크관리그룹 총괄 부행장으로 돌아온 이영준 전 하나캐피탈 사장은 2011년까지 하나은행의 영업추진본부장 부행장보를 지냈던 인물로, 2012년 사장으로 선임됐다. 김승유 전 회장이 김정태 회장에 자리를 물려줄 때 이뤄진 인사다. 김태오 전 하나생명보험 사장도 마찬가지다. 김 전 사장은 하나은행 고객지원그룹 총괄 부행장 출신으로, 2006년부터 2009년까지 금융지주 부사장직을 맡아 김승유 전 회장을 경영활동을 직접 지원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이 정도로 대규모의 경영진 교체가 이뤄진 전례가 없었다"며 "내부에서 느껴지는 변화의 폭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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