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삼성SDI, '앓던 이' 뽑을까 [Company Watch]'적자' PDP·태양광 사업 정리 주목..'선택과 집중' 전략 예상
박창현 기자공개 2014-04-03 08:45: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2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일류 소재·에너지 기업을 꿈꾸는 삼성SDI가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계기로 사업부 조정의 칼을 뽑아 들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성장 사업 육성이 절실한 상황에서 디스플레이와 태양광 등 적자 사업부가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그룹의 전방위적인 계열사 재편 움직임 역시 삼성SDI의 경영 행보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삼성SDI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통해 △2차 전지 △케미칼 △전자재료 △시스템 솔루션 등 4각 사업구조를 구축하게 됐다는 평가다. 안정적인 계열사 일감을 확보하고 있는 2차 전지와 전자재료 사업부를 안전판으로 두고 케미칼과 시스템 솔루션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소재와 에너지, 부품 분야에 대한 사업 집중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비핵심 적자 사업부에 대한 정리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SDI는 크게 에너지(2차 전지)와 디스플레이(PDP, CRT)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 외 태양광 사업을 신사업군으로 두고 있다. 소형 2차 전지 사업은 삼성SDI의 핵심 사업 영역으로 지난해 3조 2000억 원의 매출과 2010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반면 디스플레이 사업은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주 생산제품인 PDP 판매 부진이 뼈아프다. 글로벌 TV 시장이 LED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PDP 모듈을 만드는 삼성SDI가 직격탄을 맞았다. 실제 PDP모듈 수요는 2012년 1360만 대에서 지난해 1050만 대로 23%가량 감소했다. 올해는 하향세가 더 두드러져 모듈 수요가 47% 감소한 56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 부진 여파로 PDP 사업부문은 지난해 200억 원이 넘는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CRT(TV용 브라운관) 부문은 적자가 지속되면서 지난해 아예 사업을 접었다. CRT 생산기지인 '말레이시아 법인(Samsung SDI Malaysia Sdn. Bhd)'은 사업 철수 전해인 2012년 320억 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사업 정리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면서 150억 원이 넘는 포괄 손실이 발생했다.
디스플레이 사업과 함께 태양광 사업도 삼성SDI의 골치거리 중 하나다. 삼성SDI는 지난 2011년 7월 삼성전자로부터 태양전지 사업을 1613억 원에 사들였다. 삼성그룹 5대 신수종 사업 중 하나였던 태양광 사업은 당시 미래 먹거리로 각광을 받았지만 시장 성장세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적자 사업부로 전락했다.
실제 삼성SDI 태양광 사업의 경우, 매출은 30억 원에 불과했지만 초기 사업비 지출로 200억 원이 넘는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당시 책정했던 영업권 113억 원 역시 회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해 당해 전액 손실 처리됐다. 올해 역시 실적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적자 행보가 계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두 사업부 모두 단기간 내 실적 반등이 어렵지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속적인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 자동차 배터리와 시스템 솔루션 등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이 시급한 통합 삼성SDI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다.
이 때문에 '선택과 집중' 전략에 따라 제일모직 합병 후 삼성SDI가 적자 사업부 조정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 삼성그룹이 보여주고 있는 계열사 사업 재편 움직임도 사업 조정 가능성에 설득력을 더해 주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최근 성장 정체를 겪고 있는 반도체 부품 사업부(MDS부문)를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또 삼성SDI와 함께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던 삼성정밀화학은 폴리실리콘 합작사 지분을 대폭 줄였다. 이 때문에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삼성 그룹의 태양광 사업 철수 가능성이 불거지기도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경쟁력이 떨어진 CRT는 이미 사업을 철수했고, PDP 역시 점진적으로 물량을 줄여나가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태양광 사업의 경우는 삼성SDI와 제일모직간 접점이 없기 때문에 단기간 내 시너지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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