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너무 먼 전기차…그래도 '배터리' [2014 승부수] 車 전지 등 투자 부담 지속..전기차 돌풍에 탈바꿈 기대
양정우 기자공개 2014-01-15 09:10:00
[편집자주]
의지(意志)는 역경(逆境)을 이긴다. 기업 환경은 나빠지고 실적이 악화되어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 후 5년간 호락호락하지 않은 대외 환경에서도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시장을 잡은 기업은 몰라보게 체질이 달라졌다.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기업에게 2014년은 도약의 한 해가 될 수 있다. 갑오년, 역동적인 말의 해를 맞아 주요 산업과 기업의 새해 승부수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4년 01월 13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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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삶은 어떠한 에너지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혁신적으로 바뀌어 왔으며, 이제 시작된 스마트 혁명의 시대에는 자유롭게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열쇠는 바로 '배터리'이다."
박 사장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nterBattery 2013'에서 기조 연설을 맡았다. 이 자리에서 배터리의 비전에 대해서 역설했다.
이런 박 사장의 확신은 삼성SDI의 미래와 맞닿아있다. 소형 리튬이온 2차전지는 이미 전 세계에서 독보적인 자리에 올라있고, 자동차전지 등 중대형 전지에는 회사의 미래가 달려있다.
중대형 전지에 대한 투자 부담이 만만치 않지만 잠재력은 여전하다. 삼성SDI는 올해가 배터리의 미래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전지 투자 강행군
지난해 전 세계에 전기차 '테슬라' 열풍이 불면서 자동차전지에 대한 분위기가 한껏 고조됐다. 테슬라는 첫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삼성SDI에게도 긍정적인 신호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아직은 선행 투자가 더 필요한 시점이다.
삼성SDI의 자동차전지에 대한 투자 부담은 상당하다. 지난해 1월 흡수합병한 SB리모티브의 예전 실적을 살펴보면 투자 규모가 만만치 않음을 확인할 수 있다. SB리모티브는 합병 전까지 자동차전지 사업을 맡아왔다.
SB리모티브는 뚜렷한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매년 대규모 연구개발(R&D) 비용을 감내했었다. 지난 2012년에 연구개발비만 764억 원, 2011년에는 1175억 원을 쏟아 부었다. 1500억 원을 넘나드는 영업손실이 이어지게 된 이유다. 이 같은 상황은 2008년 설립 이후부터 계속돼 왔다. 그나마 이전까지는 SB리모티브의 공동 출자자였던 독일 보쉬와 투자 부담을 나눠졌다. 하지만 합병 이후 모든 부담은 삼성SDI의 몫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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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전지 부문이 포함되면서 삼성SDI의 지난해 1~3분기 연구개발비는 3082억 원으로 급증했다. 전년 동기 2283억 원보다 35% 늘어난 수치다. 매년 3~5% 수준을 유지했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는 8%까지 치솟았다.
이 같은 투자 부담은 삼성SDI의 전체 실적에도 곧바로 영향을 줬다. 지난해 리튬이온 2차전지의 단가 인하가 지속됐던 가운데 또 하나의 악재로 작용한 셈이다. 지난해 1~3분기 영업이익은 282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84.9%나 하락했다.
◇중대형 전지 달라진 모습 기대..대형 ESS에선 실적 가시화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관측이 압도적이다. 가능성에 머물러왔던 중대형 전지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잡히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무엇보다 세계 곳곳에서 불고 있는 전기차 열풍이 심상치 않다. 삼성SDI가 자동차전지를 공급하는 BMW i3는 독일에서 사전 예약 주문량만 1만 대를 넘어섰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부터는 중국과 미국에서도 판매가 시작된다. 지난해 11월 방한한 필립 크리스티앙 엘라 BMW 부사장은 "삼성SDI와 배터리 공급을 늘리는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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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와 함께 크라이슬러의 F500e에도 자동차전지를 공급하고 있고, 폭스바겐과도 논의를 거쳤다. 이 같은 기세에 자동차전지의 매출은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증권사 한 연구원은 "BMW i3 등 자동차전지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50%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SS(에너지 저장장치) 부문은 올해 흑자 전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ESS는 전력 수요가 적을 때 전력을 저장해 뒀다가 수요가 많을 때 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대형 장치다. 꾸준히 해외 수주를 늘려온 덕분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독일 베막·이탈리아 에넬에 이어 영국 S&C와 공급 계약을 맺으며 유럽 빅3 시장에 모두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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