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재 LG생명과학 대표, 수익성 대비 '고액연봉' 왜? 11.6억 업계 두번째로 많아...R&D기반 정체성 유지 '높은 점수'
장소희 기자공개 2014-04-07 09:25: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2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생명과학이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며 수익성 챙기기에는 실패했지만 정일재 대표이사의 경영능력을 인정해 고액 연봉을 지급했다. LG생명과학의 R&D중심 체제를 이어가는 동시에 선택과 집중을 통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는 평가 덕분이다.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 대표는 지난해 총 11억 6000만 원의 보수를 받았다. 집행임원 인사관리규정에 따른 급여 7억 8400만 원과 상여금 3억 7600만 원이 포함된 금액이다. 상여금은 전년도 재무성과와 LG그룹 자체 성과 평가 기준인 KI(개인별 연간목표, Key Initiatives) 성과평가에 따라 책정됐다.
정 대표의 지난해 연봉은 전문경영인으로는 제약업계에서 두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제약업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전문경영인은 이동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12억 7000만 원을 수령했다. 오너 경영인의 연봉과 비교해도 정 대표의 연봉 수준은 3위권 안팎이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LG경제연구원, ㈜LG 경영관리팀 부사장, LG텔레콤(現 LG유플러스)대표이사를 거쳐 LG생명과학으로 온 '정통 LG맨'이라는 점을 들어 급여 수준이 높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상여금의 경우 해마다 성과에 의해 좌우될 수 있지만 기본급은 정 대표의 경력과 개인적인 성과를 반영해 LG생명과학으로 왔을 당시에 큰 틀이 정해졌을 것"이라며 "이미 LG텔레콤 시절부터 대표이사로 능력을 인정받았고 LG생명과학으로 오면서 몸값이 더 뛰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반면 상여금은 LG생명과학에서 정 대표의 성과로 결정되기 때문에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다. 사실 지난해 LG생명과학의 재무성과만 놓고 본다면 정 대표의 고액 연봉에 의문이 갈 수 있다.
LG생명과학의 지난해 매출액은 417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 가량 소폭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144억 원으로 전년 대비 8억 원 가량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3.5% 수준으로 정 대표가 부임한 2011년 이후 줄곧 3%대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다. 정 대표 부임 직전 해인 2010년에는 영업이익률이 5.9%, 2009년에는 무려 8.8% 수준이었다.
지난해 업계 평균 영업이익률(8%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를 감안하면 정 대표가 받는 상여금 책정 기준 중 하나인 재무성과에 있어 좋지 않은 평가를 얻었을 수도 있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LG생명과학은 매출액 대비 R&D 비용이 높고 수익성이 낮은 대표적인 제약사"라며 "재무성과로만 보면 제약업계 순위에서도 점차 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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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를 만회할 평가기준도 충분히 있다는 분석이다. KI성과평가와 정성평가 등에서 정 대표의 경영능력을 높게 인정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특히 다른 국내 제약사들과 달리 LG생명과학이 R&D 집중도가 높다는 점이 평가 결과에 중요 변수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 대표는 취임 이후에 R&D에 기반한 LG생명과학의 정체성을 잘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여기에 개발부터 임상, 판매까지 전과정에 관여하는데 드는 비용과 노력을 과감하게 접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해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지난 2012년 일동제약에 B형간염 치료제 '팩티브'의 국내 독점판매권을 넘기고 사노피와 당뇨약 '제미글로' 공동 판매 계약을 맺는 등 전략적 제휴 관계를 넓혀가고 있다"며 "정 대표의 부임 이후 R&D 등 강점이 있는 부문에 과감히 투자하고 그렇지 않은 부문의 비효율성을 최대한 줄이는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략이 성과로 이어질 기미도 보인다. 지난해 7월 중국에 히알루론산 필러(이브아르)를 수출하기 시작했고 12월에는 스텐달사와 기술 제휴 계약을 통해 당뇨치료제를 중남미 23개국에 판매할 수 있는 물꼬를 텄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지난해 이어진 해외진출이 내년쯤엔 재무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 대표의 경영 성과도 가시화 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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