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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집중' LG생과, 샘물 판 광동제약에 밀렸다 매출순위 역전..연결재무 기준으로는 JW중외그룹에도 밀려

문병선 기자공개 2014-04-04 08:50: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2일 1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구개발(R&D)이 답일까, 아니면 비연관업종 다각화가 답일까.

이런 물음에 쉽게 정답을 내놓을 경영자는 그리 많지 않을 듯하다. 제약업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제약업 본연의 업무인 R&D에 집중적으로 자금을 투입한 LG생명과학은 삼다수 판권을 획득해 본격적으로 샘물을 판 광동제약에게 매출액 순위에서 뒤쳐진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상위 10대 제약사 중 한미약품과 LG생명과학이 지난해 유이(有二)하게 매출액 성장률이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6.11%(2012년) 성장했다가 3.49%(2013년)로 증가율이 감속했고 LG생명과학은 6.74%(2012년)에서 2.62%(2013년)로 감소했다.

상위 10대 제약사 매출액 증감율 비교

이 중 LG생명과학의 매출 순위 역전 현상이 두드러지는 특징이다.

LG생명과학은 매출액 순위 6위에서 7위로 밀렸다. 광동제약의 매출액 급증에 따른 상대적 순위 하락으로 일단 분석된다. 광동제약은 작년 매출액이 40.87% 늘었다. 삼다수 판권을 획득해 의약품 보다 음료 사업을 강화했다. 광동제약은 지난해 4674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해, 매출액 순위 9위에서 5위로 '점프'했다. 이 영향에 LG생명과학은 매출액 순위가 6위에서 7위로 한단계 밀리게 됐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는 JW중외그룹에게도 밀리는 것으로 파악된다. JW중외그룹은 중외제약 뿐 아니라 중외신약 등 매출액을 합산할 경우 지난해 약 5300억 원대 매출액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LG생명과학이 뼈아픈건 광동제약의 매출액 급증 때문으로만 이유를 돌리기 어렵다는 점 때문이다. 경쟁사의 2013년 매출액 증가율이 대부분 2012년 성장률을 뛰어넘는 동안 한미약품과 함께 매출액 증가율이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이는 R&D에 집중했는데 왜 매출액을 늘리지 못하느냐는 제약업계 질문에 답을 주지 못하는 초라한 성적이다.

이에 대해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제네릭(복제약)에 치중할 경우 매출액을 늘리는 방법이 많지만 LG생명과학은 신약 개발과 수출에 집중을 하고 있다"며 "해외 수출의 경우 국내 제약회사 중 가장 많은 금액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통상 R&D의 효과는 10~15년이 지나야 효과가 나오기 때문에 아직 그 효과가 가시화되기엔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실제 LG생명과학은 지난 10년간 약 5500억 원 규모의 R&D 비용을 쏟아부었다. 경상개발비와 연구비 이외의 개발비까지 포함하면 7000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제약업계에서 이만한 자금을 쏟아부은 제약사는 없다. 이렇게 많은 R&D 비용을 쏟아붓고 있으나 매출액은 경쟁사를 압도하지 못하는 점이 뼈아프지만 LG생명과학은 R&D의 성과가 내년부터는 서서히 가시화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LG생명과학 연구개발비 추이

LG생명과학 같은 관계자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자체 개발한 당뇨치료제 '제미글로'가 재작년과 작년 60여개국과 계약을 맺었고 작년에는 중남미 30여개국에 진출 관련 계약을 맺었다"며 "제약업의 특성상 이들 제품이 해당 국가에서 임상시험을 거치고 안정성을 검증받으려면 3~4년은 걸려 내년부터 서서히 매출액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제네릭이 답인지, R&D가 답인지 쉽게 단정하지는 않는다. 제약업계 다른 관계자는 "신약 출시는 개발에서부터 수천억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며 "짧게는 10년, 길게는 15년이 걸려 일반 제조업과는 다르다"며 "성공을 하면 매출과 연결되지만 실패하면 비용을 날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한양행의 경우 다국적 제약회사의 의약품을 대신 판매하는 것으로 매출액 1위 자리에 올랐다.

LG생명과학과 달리 나머지 8개 제약회사는 모두 2012년보다 2013년 매출액 증가율이 더 컸다는 점도 '다른 논리'의 방증이다.

2012년 약가 일괄 인하 정책 이후 나타난 실적저하 현상과 이에 따른 기저효과라는 지적도 없지 않으나 대웅제약, 제일약품, JW중외제약, 한독 등 4개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2011년 매출액 규모를 지난해 넘어섰다. R&D도 중요하지만 실적 관리 역시 경영자의 주요 점검 사항이라는 게 제약업계 공통된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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