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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 '현금창고' 사라지나 자금수혈 창구 한라마이스터와 만도 간 지분관계 사라져

권일운 기자공개 2014-04-10 11:22: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9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도가 투자부문(가칭 한라홀딩스)과 제조부문으로 분할되면 ㈜한라에 대한 자금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해질 전망이다. 한라그룹의 '캐시카우'이자 ㈜한라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만도 제조부문과 ㈜한라 간에 자금 통로 역할을 해온 한라마이스터와의 지분 관계가 사라진 탓이다.

따라서 만도는 더이상 ㈜한라 '구원투수'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라 자금 수혈 과정에서 편법 논란에 시달리며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들과 마찰을 일으킨 한라그룹과 만도가 이런 전철을 다시 밟지 않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한라의 전신인 한라건설은 지난해 4월 3435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증자 대금 대부분은 한라마이스터(당시 사명 마이스터)가 내놓았다. 한라마이스터는 한라건설의 보통주 221억 원, 전환우선주 3164억 원어치를 인수해 총 3385억 원을 수혈했다.

2012년 말까지만 해도 자산 총계가 3537억 원에 불과한 한라마이스터가 자체 자금으로 ㈜한라에 3435억 원을 지원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하지만 한라마이스터의 모회사인 만도가 ㈜한라 유증에 앞서 3786억 원을 투입해준 덕분에 자금 지원은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이같은 자금지원 방식은 공정거래법 상 '신규 상호출자 제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성격이 짙었다. 한라그룹의 현금창고 역할을 담당해 온 만도가 상호출자제한기업에 속하게 된 탓에 ㈜한라에 대한 신규 출자가 불가능하게 된 탓이다. 한라그룹은 결국 한라마이스터라는 창구를 거쳐 ㈜한라를 지원하는 구조를 도출해 냈다.

만도가 ㈜한라 자금지원을 결정하자 기관투자자와 신용평가업계 등으로부터 상당한 반발이 있었다. 당시 만도 지분 9.7%를 보유한 2대 주주 국민연금은 '참여 불가' 의사를 밝혔지만 유상증자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이 영향으로 국민연금은 지난 3월 열린 만도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사헌 만도 대표이사의 재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하지만 만도의 인적분할이 그룹 제시 방안대로 진행될 경우 더이상 한라마이스터는 ㈜한라에 대한 자금지원 창구 역할을 하기 어려워진다. 그간 상호출자를 회피하기 위해 한라마이스터를 활용해 왔지만, 한라마이스터와 만도 제조부문 간 직접적인 지분관계가 없어지면서 자금 순환 통로가 사라진 까닭이다.

현재 한라그룹이 내놓은 인적분할 계획안에 따르면 한라홀딩스와 한라마이스터, ㈜한라 간 순환출자 구조는 유지된다. ㈜한라는 한라홀딩스의 지분을 보유함과 동시에 만도 제조부문의 지분도 17.29%를 갖게 된다. 이 구도만 놓고 본다면 만도 제조부문이 ㈜한라에 자금을 출자할 경우 상호출자가 된다.

한라그룹이 인적분할을 통해 한라마이스터와 만도 제조부문 간 지분 연결고리를 끊은 것은 ㈜한라 자금수혈 과정에서 겪은 진통에 따른 '학습효과'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더이상 편법 논란을 낳으면서까지 ㈜한라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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