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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號 '첫 성적표' 포스코, 과제는? [Company Watch]에너지, 화학·소재 뒷걸음, 투자도 축소..'선택과 집중' 관건

김장환 기자공개 2014-04-29 09:17: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28일 08: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가 권오준 회장 체제로 출범한 이후 첫 성적표를 내놨다. 공식 취임한지 불과 한 달여밖에 안됐고, 본격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지는 않은 탓에 완전한 권 회장의 경영성과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직까지는 정준양 전 회장 시절의 잔재가 고스란히 담겨진 실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포스코의 이번 실적은 권 회장이 이끌어온 지난 몇 달 동안 내세운 경영 목표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신성장동력으로 외쳤던 에너지와 가장 큰 기대를 걸고 있다던 화학·소재 부문 모두 뒷걸음질 쳤다. 이들 부문에서 권 회장이 과연 어떤 성장 전략을 내세울지가 향후 숙제로 거론된다.

포스코가 지난 24일 내놓은 경영실적을 살펴보면 철강과 에너지, 화학·소재 부문은 외형과 내실 모두 고꾸라진 모습을 보였다. 1분기 연결기준 철강부문이 기록한 매출액은 11조 9450억 원, 영업이익은 519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16.2% 줄었다. 에너지부문은 6820억 원, 화학·소재는 821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동기 보다 각각 18.1%, 5.3% 줄었다. 같은 기간 화학·소재는 34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9.7% 성장세를 보였지만 에너지는 12.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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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세개 부문의 실적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권 회장이 취임 후 가장 강력하게 성장시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곳들이기 때문이다. 일단 권 회장은 취임 직후 철강 본연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내세운 분야가 신재생 에너지와 화학·소재였다. 취임식에서도 권 회장은 "신성장 사업 역량 집중을 위해 원천 소재와 청정에너지 분야를 적극적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권 회장 취임후 처음으로 내놓은 성적표에서 성장 핵심으로 내세웠던 이들 분야는 모두 아쉬운 결과를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는 올해 연간 투자계획을 크게 축소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포스코가 밝힌 올해 연간 투자비는 5조 9000억 원에 그친다. 지난해 8조 8000억 원보다 3조 원 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올해뿐 아니라 2015년부터 연결기준 연간 1조 원 이상의 투자비를 감축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포스코가 투자비를 대폭 줄인 것은 당장 재무상태를 볼 때 투자 보다는 현금흐름 개선과 재무건전성 확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과다. 올해 1분기 연결재무 기준 포스코가 보유한 총 차입금은 28조 870억 원으로 불과 1년 만에 1조 6000억 원 가량 늘었다. 부채비율도 30.5%으로 같은 기간 대비 3%포인트 정도 증가했다. 소위 '잘 나가던 시절'과 비교해보면 현재 재무상태는 크게 약화된 수준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투자비를 대규모 줄이는데 따른 후유증도 불가피 해 보인다. 철강은 독보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어 당분간 현 추세를 그대로 이어나가기만 한다고 치더라도, 에너지 및 화학·소재 등 부문은 성장을 위해 대규모 신규 투자가 필요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포스코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성장동력 및 본연의 핵심 사업들을 키우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전체 투자비를 줄인 대신 정준양 전 회장 시절 무리하게 확장한 사업들의 포션을 줄이는 방식으로 신동력 사업에 비용을 집중시키는 전략을 구사하겠다는 얘기다. 특히 철강업계의 수요 감소와 초과 공급 현상이 최소 3년간은 이어진다고 판단하고 이에 맞춰 비철강부문의 사업 확대를 통해 위험 헤지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권 회장은 올해부터 자산 유동화, 비핵심자산의 매각, 계열사 상장(IPO) 등을 통해 대규모 자금 조달에 들어간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통해 약 2조 원의 비부채성 자금을 끌어오기로 했다. 투자비를 줄이는 동시에 자금 조달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조속한 시일 내에 과거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란 판단도 뒤따르고 있다.

이와 관련 권 회장은 다음달 16일 정기 이사회를 통해 구체화된 계획안을 밝힐 예정이다. 취임시 밝혔던 재무구조 개선과 동시에 철강 경쟁력을 강화, 신성장 사업의 선택과 집중, 경영인프라쇄신 등 핵심 아젠다를 바탕으로 새로운 경영로드맵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새로운 로드맵은 '포스코 더 그레이트(POSCO The great)' 슬로건에 걸맞게 군살을 빼고 독보적인 1등 업체로 되살아나기 위한 계획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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