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캐피탈, 톱3 진입의 대가..건전성 '적신호' [캐피탈업종 신용위험 분석]고위험가계·기업대출 중심 성장…고정이하여신·실질연체율 상승
황철 기자공개 2014-05-07 07:01: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29일 1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캐피탈은 금융그룹화를 표방한 롯데 경영전략의 전초기지였다. 글로벌 금융 위기 직후 '중형사 탈피, 업계 5위권 진입'이라는 목표는 이미 초과 달성했다. 업계 독보적인 규모인 현대캐피탈을 제외하면 관리금융자산 기준 아주캐피탈 다음의 대형사로 발돋움 했다.2009년초 2조 원대에 머물던 총자산 규모는 5년만에 4조 원을 훌쩍 넘었다. 특히 20011년까지 성장률은 연간 20% 안팎을 나타냈다. 롯데캐피탈의 자산 확대는 고위험 여신으로 분류되는 개인신용대출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기업대출 역시 건설 PF 등 고위험 자산이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결과 롯데캐피탈의 건전성 지표는 업계 평균을 크게 밑돌고 있다. 여신 부실화로 매년 상각 처리하는 채권도 상당하다. 경기침체로 인해 개인·기업대출의 추가 부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 금융그룹화의 '꿈' 실현...체력은 바닥
롯데캐피탈은 그룹 최초의 금융회사로서 상징성을 갖춘 기업이다. 롯데그룹에 있어서는 자산 확대를 통한 대형화가 일종의 '자존심' 차원의 선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롯데캐피탈은 그룹의 기대 하에 단기간 내에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롯데캐피탈은 지난해 연말 기준 총자산 4조4786억 원, 관리금융자산 3조7773억 원(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기준)을 갖춘 대형 여신전문금융회사로 거듭났다. 관리금융자산 기준 현대캐피탈(20조6676억 원), 아주캐피탈(4조5264억 원) 다음 가는 규모다.
KB캐피탈·신한캐피탈·하나캐피탈·산은캐피탈 등 은행계는 2011년말 금융자산 3조5000억원을 돌파하며 이미 넘어섰다. 2009년 그룹 차원에서 '중형사 탈피'를 천명한 것이 허언이 아님을 입증했다.
현대캐피탈·아주캐피탈처럼 캡티브(Captive) 영업에 기초한 성장도 아니었다. KB·신한·하나·산은캐피탈처럼 금융지주사 계열의 장점도 없다. 이를 감안하면 롯데캐피탈의 비약적 자산 확대는 더욱 놀라운 수준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무모한 성장(ruthless growth)에는 항상 위기의 그림자가 따른다. 특히 롯데캐피탈처럼 개인신용대출이나 건설 PF 등 고위험 여신을 중심으로 성장한 경우에는 후유증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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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캐피탈은 몇 년간 고금리 개인신용대출에 주력하며 경쟁사 대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 왔다. 대부업 수준에 가까운 최대 30%대 고금리 개인신용대출이 높은 수익을 가져다 줬다. 롯데캐피탈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4%대로 업계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한다. 그만큼 대출채권의 위험도 크다는 뜻이다.
롯데캐피탈 금융자산 중 가계 관련 여신은 1조1194억 원(사업보고서 기준)에 달한다. 총 금융자산 3조3161억 원의 1/3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다. 이중 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대출채권은 9415억 원으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할부금융자산 1104억 원, 리스채권 674억 원도 포함돼 있다.
2조 원을 넘어선 기업 여신(기업대출 1.5조, 리스 0.6조 등)에 대한 우려도 크다. 이중 30~40%는 건설 PF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금융, 개인사업자대출 등 상대적으로 위험이 높은 여신도 적극적으로 취급했다.
◇ 건전성 비율 갈수록 악화, 업계 최하 수준
그 결과 롯데캐피탈의 건전성 비율은 점점 나빠지고 있다. 지난해 연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4.38%(금융통계정보시스템 기준)로 할부금융사 평균 3.79%보다 0.6%포인트 가량 높다. 시계열적으로도 2009년 1.32%, 2010년 1.52%, 2011년 2.75%로 증가했다. 개인대출 확대의 후유증이 본격화한 2012년말 4.23%로 폭증했고 지금까지도 순증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1개월 이상 연체율 역시 지난해 연말 2.13%로 2009년 1.12%보다 배 가량 높아졌다. 업계 평균 3.16%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그동안 적극적인 대손과 상각을 통한 인위적 조절에 나선 영향이어서 의미가 크게 떨어진다. 도리어 손실로 이어진 악성 채권이 많다는 것을 반증한다.
상각을 포함한 실질 연체율은 5~6%선에 이를 것으로 보여 자산 건전성 역시 위험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롯데캐피탈은 비우량 고객 대상인 '단비론' 등을 통해 자산 성장과 수익 확대를 이뤄왔고 이미 2011년을 전후해 부실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라며 "CSS 등 리스크관리시스템이 우수하다고 하지만 경기민감도가 높은 신용대출 본연의 위험을 완벽하게 통제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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