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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팜, 한미약품 대상 내부거래 늘리는 이유는 제품 매입 3.4배 증가…도매협회 압박에 제품군 넓히기 '눈치'

장소희 기자공개 2014-05-08 10:17: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30일 13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그룹의 의약품 도매업체인 온라인팜이 한미약품과의 거래를 크게 늘리고 있다. 지난해 초 한국의약품도매협회와의 갈등으로 판매 품목을 한미약품 제품으로 제한한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유통업체로서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해 경쟁력을 갖추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어 한미약품그룹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온라인팜은 지난해 한미약품과 1859억 원가량 매입거래를 했다. 온라인팜이 설립된 첫 해인 2012년 한미약품 제품을 매입한 거래액이 540억 원이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약 3.4배 거래가 늘었다. 반면 온라인팜이 한미약품을 통해 올린 매출은 2012년 140억 원에서 25억 원으로 급감했다.

온라인팜-한미약품 거래 내역

한미약품과의 거래액에서 볼 수 있듯 현재 온라인팜의 주력 유통품목은 한미약품 제품이다. 지난 2012년 4월 한미약품의 약국영업부가 독립해 온라인팜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과거 약국영업 인력 200여 명이 그대로 온라인팜 소속이 됐기 때문에 사업 3년차인 현재까지 성과도 좋은 편이다. 설립 첫 해인 2012년에는 566억 원 규모 매출액에 영업이익도 12억 원 기록했다. 첫 해 치고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지난해에는 영업손실을 다소 보기는 했지만 매출액이 3배 넘게 늘며 몸집을 키웠다.

오프라인 약국영업을 기반으로 회사가 세워졌지만 'HMP몰'이라는 온라인몰도 사업의 한 축을 맡고 있다. 의약품 도매·유통시장에도 온라인몰 이용자 수요가 생기면서 기존 오프라인 영업에 더해 온라인몰 사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다. 온라인팜의 경우 기존 인력을 활용해 오프라인 약국 영업이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온라인몰 사업에 관심이 쏠릴 이유가 충분했다. 다양한 제품 판매를 대행하며 사업 범위를 넓힐 수 있다는 점도 매력 중 하나다.

하지만 지난해 초 온라인팜의 HMP몰 운영을 놓고 의약품도매업계와 충돌을 빚으며 온라인몰 사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한국의약품도매협회는 한미약품 계열 온라인팜을 포함해 대웅제약 계열 온라인몰 '더샵'의 의약품 도매업계 잠식을 우려하며 비난을 쏟아냈다. 제약사 계열 온라인몰 사업자들은 사업 초기 계열사 제품을 판매하던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타사 제품까지 취급하면서 '영역 침범'이라는 질책을 받았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온라인팜의 경우 오프라인 영업사원들이 전국 각지 약국에 HMP몰을 홍보하고 가입을 권유하는 방식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 도매협회의 비난을 받았다"며 "온라인몰의 가격 할인도 중소 도매업체들에게는 상당한 위협요인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온라인팜이 한미약품과 거래를 늘린 것도 이 같은 논란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도매협회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온라인팜이 꺼내든 카드가 바로 계열사 제품 판매에 주력하겠다는 것이었다. 당시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과 황치엽 도매협회 회장의 합의에 따라 온라인몰은 한미약품 제품 직거래 외에는 영업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설립 3년차에 불과한 온라인팜의 사업범위에 제약이 가해지면서 한미약품그룹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1조 원 규모의 국내 의약품 도매·유통 시장에서 온라인팜이 업계 상위권으로 치고 오르는 상황에서 도매업계의 눈총이 거세진 것은 상당한 부담이라는 평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온라인팜이 성장 가능성이 높은 회사고 지난해 매출규모도 크게 늘었지만 제대로 이익이 나지 않는 상황이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온라인팜이)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형 제약사 계열 도매·유통기업이라 사업 상 유리한 점은 분명히 있겠지만 HMP몰을 통해 새로운 유통방법을 시도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는 것은 제약업계 특유의 보수성이 드러난 사례"라며 "도매협회와의 관계에 변수가 많아 온라인팜의 성장성을 장담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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