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시행착오의 교훈…문화예술·여행 '두각' [전자상거래 리포트]오픈마켓 포기한 뒤 틈새시장 공략 성공
권일운 기자공개 2014-05-12 09:10: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07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터파크에서 항공권을 구매하신 승객 여러분께서는 내리시기 전까지 절대 항공권 가격을 말씀하시면 안됩니다. 모두가 편안한 여행을 위해."여객기 기장의 기내 방송을 패러디한 인터파크의 라디오 광고다. 인터파크에서 항공권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인터파크는 이 광고내용처럼 문화·예술과 여행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다.
인터파크는 2000년대 초반 G마켓을 통해 국내 오픈마켓 시장을 개척한 바 있다. 하지만 2009년 G마켓을 미국 이베이(e-bay)에 매각하면서 오픈마켓 사업을 대폭 축소했다. 도박과 다름없는 결정이었지만, 전자상거래 업계에서는 미지의 영역이던 문화·예술과 여행 분야를 개척해 성과를 낼 수 있었다.
◇인터파크INT로 쇼핑·도서·ENT·투어 사업부 통합
인터파크를 운영하는 법인인 인터파크INT의 전신은 지난 2006년 인터파크에서 물적분할된 인터파크도서다. 인터파크는 지주회사 체제 구축 차원에서 사업부 4곳(쇼핑, 도서, 엔터테인먼트, 여행)을 개별 법인으로 분할했다. 상장 법인인 인터파크가 이들 법인을 지배하는 지주회사가 됐다.
인터파크는 개별 사업부의 경쟁력을 강화하자는 차원에서 사업부 분할에 나섰지만, 분할 이후 오히려 실적이 고꾸라졌다. 이기형 인터파크 회장이 분할을 '시행착오'였음을 인정할 정도였다. 인터파크는 결국 분할 2년 만에 자회사 4곳을 재통합했다. 인터파크도서가 이들 법인을 통합하는 데 구심점 역할을 했다.
3곳의 계열사를 합병한 인터파크도서는 인터파크INT로 사명을 변경했다. 그리고는 예전처럼 온라인 쇼핑(쇼핑사업부문)과 도서 판매(도서사업부문), 공연기획·제작 및 티켓판매업(ENT사업부문), 일반여행업 및 여행중개업(투어사업부문)을 담당하는 사업부 체제로 회귀했다.
인터파크의 이같은 사업부 분할 시도가 실패한 것은 전자상거래의 특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개별 사업부가 인터파크라는 사이트를 통해 유입된 트래픽을 공유하고, 이 트래픽을 기반으로 매출을 일으키는 현실에서 사업부별로 회사를 분할한다고 해서 시너지가 나지는 않았는다는 게 전자상거래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도서부문 침체에도 투어·ENT부문 효자역할
인터파크INT의 사업부 가운데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하는 곳은 도서사업부다. 예스24에 이어 높은 시장점유율(2012년 기준 23%)을 기록한 도서사업부의 지난해 매출액은 2215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57.5%를 차지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을 정점으로 도서 시장이 침체에 빠져 있다는 점은 인터파크INT 도서사업부에게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인터파크INT에서 도서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지난 2010년 74.2%에서 매년 하락해왔다. 도서사업부는 지난해 4곳의 사업부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손실(7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투어와 ENT사업부문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들 부문은 2010년 이후 매출액 기준으로만 3배 이상 성장했다. 매출 비중은 3.8%였던 투어 부문이 10.3%로, 7.6%였던 ENT부문은 17.8%까지 성장했다. ENT부문의 경우 지난해 쇼핑 부문(14.4%)을 능가하는 매출을 달성했다.
인터파크INT의 투어와 ENT사업부문은 여행과 문화·예술 부문의 온라인 업체 가운데 가장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ENT 사업부의 경우 공연티켓 예매 시장의 70%를 차지할 정도다. 투어부문은 숙박과 항공권 판매 등 여행 상품 유통을 가장 적극적으로 전자상거래에 도입한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전자상거래의 '대세'로 자리매김한 오픈마켓 분야에서는 별다른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기준 인터파크의 오픈마켓 시장점유율은 4%로 30%대를 넘나드는 G마켓과 옥션, 11번가 등 '빅 3'와 한참 거리가 있다. 오픈마켓 사업을 영위하는 쇼핑 부문의 매출 역시 2011년을 정점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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