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삼성증권 'SNI'의 운명은 그룹경영진단 변곡점…추가조정 가능성 배제못해

이승우 기자공개 2014-05-12 18:06:5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08일 2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인원 감축과 지점 통폐합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게 골자다. 특히 삼성증권이 강점을 갖고 있는 자산관리 사업(WM)의 핵심 조직인 SNI(Samsung & Investment) 본부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것은 증권업계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000년대 초반 WM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2010년에는 SNI를 출범하면서 국내 증권업계의 자산관리사업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2년 전부터 다른 국내 증권사들이 WM사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적게는 4~5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빠른 행보였다. 그런 삼성증권의 후퇴이기에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여질 수 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 차원에서 증권업에 대한 방향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삼성증권의 모든 SNI점포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때 이른 예상도 나오고 있다.

◇SNI 통폐합, 예견된 수순

이번 조직개편에서 통폐합 대상인 된 SNI 지점은 SNI부산과 SNI서울파이낸스센터 2곳이다. 기존 5곳을 운영하다 2곳을 없앤 것이다. 이 두 점포는 SNI 중 신생 점포에 속하는 곳으로 지난 2012년 SNI를 적극적으로 확장하려던 시기에 생겨난 곳이다. 뛰어난 성과보다는 향후 잠재력을 기대했던 곳.

지난 2010년 등장한 SNI는 국내 WM 시장의 상징 혹은 벤치마크로 자리잡아 왔다. 지난해에는 삼성증권 내부적으로 SNI 사업에 대한 재정비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30억 원 이상 초고액 자산가들들 상대한다는 기본 취지에 맞게 일반 지점 고객과 SNI 고객간 옥석 가리기가 진행됐다. 초고액 자산가를 상대하는 WM 사업을 SNI에서 제대로 하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지난해 5월 이뤄진 그룹 경영진단은 SNI로 대변되는 삼성증권 WM 사업의 방향을 180도 돌려 놓은 것으로 보인다. 증권 인력의 계열사 이동과 점포 축소안이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이때부터 SNI에 대한 정리작업도 시작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SNI의 수장으로 IB와 WM의 결합을 강조하던 방영민 전 부사장이 삼성생명으로 이동한 것이 결과적으로 보면 신호탄이 됐다. 삼성증권 내에서 IB 본부를 담당하던 방 부사장은 삼성증권 SNI 사업을 본격적으로 펼쳐왔던 인물이다. 그를 다른 계열사로 보내고 후임으로 부사장급이 아닌 이재경 상무를 앉히면서 SNI의 위상은 한 단계 낮아졌다. 이번 조직개편에서는 강북 SNI를 담당하던 박경희 상무를 일반 지점권역 담당으로 발령하면서 SNI의 무게를 더 가볍게 만들어 놨다고 볼 수 있다.

SNI 점포를 줄이기까지 삼성증권 내부적으로 상당한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SNI 지점을 줄일지 말지, 그리고 어디를 줄일지에 대한 의견은 끝까지 팽팽했다"고 말했다.

◇일반지점내 SNI팀 신설(?), SNI 운명 갈림길

5곳의 SNI 중 2곳이 사라지자 남은 세 지점의 운명도 알 수 없게 됐다. SNI호텔신라와 SNI강남파이낸스센터, 그리고 SNI코엑스인터컨티넨탈이 남았으나 강북과 강남 두 지역에 포스트를 하나씩만 두는 방식으로 추가 조정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강남 지역 고객들이 많은데다 SNI코엑스인터컨티넨탈의 경우 기업 CEO 손님이 많아 특수한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도 "강남 지역 SNI가 두개 남았지만 크게 보면 강남과 강북 두 축으로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SNI코엑스인터컨티넨탈의 경우 기업 CEO 손님을 많이 모시고 있어 특수한 역할을 하는 곳이기는 하나 향후 SNI강남파이낸스와 SNI인터컨티넨탈을 합치는 것도 생각해볼 일이다"고 덧붙였다.

SNI 지점 모두를 없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일반 지점 내에 SNI팀을 신설하는 계획을 발표한 것으로 볼 때 SNI 지점을 없애 일반 지점 내 VIP 영업 팀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별도의 SNI 지점이 있고 일반 지점 내에도 SNI 팀이 있는 것이 조직체계로 보나 고객관리 측면에서 보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기 때문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삼성증권 SNI 출신 PB의 이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PB 사업에 적극적인 금융회사를 중심으로 삼성증권 SNI 출신 PB를 잡으려는 수요가 꽤 생겨나고 있다. 모 증권사 관계자는 "SNI PB라고 하면 업계에서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다"며 "실제로 이탈하려는 PB들이 생겨나고 있고 이들과 접촉하고 있는 PB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