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5월 28일 08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어지간히 놓치기 싫은 자리가 있다. 모피아(Mopia) 전용석으로 불리는 서울보증보험 사장 자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내달 24일 현 서울보증보험 사장인 김병기 사장의 3년 임기가 만료된다. 후임 사장 공모에 나서야 하지만 서울보증보험은 현재 어떠한 움직임도 취하지 않고 있다.
아직 임기가 남았다고 하지만 3년 전 사장 공모 당시의 일정을 보면 서울보증보험은 현재 사장 후보 모집 공고는 물론 후보자 서류접수까지도 마쳤어야 한다.
지난 2007년 서울보증보험은 모피아 낙하산 인사의 비판을 피하기 위해 외부 인사로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이를 통해 사장 후보를 선정하는 사장 공모에 나섰다.
사장 공모 제도를 도입한 이후에도 서울보증보험 사장 인사는 매번 파행을 거듭했다. 마땅한 후보가 없다며 사장 공모를 1년 미루다 결국엔 모피아 출신 사장을 선임하는 등 낙하산 인사 관행을 바꿔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서울보증보험은 사장 공모를 통한 적합한 절차였다며 오히려 사장 공모 제도를 모피아 낙하산 인사의 방패막이로 삼았다.
하지만 올해는 아예 사장 공모도 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사태 이후 관피아 인사 척결 목소리가 높아진 상황에서 사장 공모에 나설 경우 민간 출신 사장 선임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공적자금 투입으로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를 맡고 있지만 서울보증보험은 공기업이 아닌 민간 기업이다. 정치적 상황이 어떻게 변했든 현 사장의 임기가 끝났다면 사장 공모 절차를 밟아야 한다.
이래저래 눈치만 살피면서 세간의 관심이 식기만 바라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 그동안의 사장 공모 자체가 모피아 낙하산 인사 비판을 막기 위한 이름뿐인 제도였다는 것을 스스로 시인하는 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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