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만기債 차환 또 사모..공모 기피 '극심' 유동성 여력 저하, 두달만에 추가 발행…CP 등 사모조달 늘 듯
황철 기자공개 2014-06-05 07:00:00
이 기사는 2014년 05월 30일 1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극심한 공모조달 기피증을 보이고 있는 롯데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 호텔롯데가 사모사채 시장에서 추가 조달에 나섰다. 지난 3월 첫 사모채를 내놓은 지 두 달만에 1000억 원어치를 더 찍었다. 모두 만기도래한 공모 회사채 상환과 연관돼 있다.롯데그룹은 지난해만해도 연간 1조7500억 원의 비금융 일반 회사채(SB)를 내놓은 빅 이슈어 집단이다. 그러나 올해 롯데푸드가 단 한 번 500억 원 어치 공모채를 내놓은 게 전부다. 수년간 비약적으로 늘어난 재무레버리지에 대한 외부의 우려를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올해 공모채 대신 기업어음 등으로 단기자금을 조달해 운영자금에 대처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잇따른 사모사채 발행 역시 이 같은 재무전략의 연장선으로 파악된다.
◇ 만기도래 상환 재원 부족· 추가 조달은 뭘로·
호텔롯데는 30일 사모사채 시장에서 1000억 원을 조달했다. 만기 3년물로 금리는 3.029%를 나타냈다. 발행 전일 공모채 개별 민평 3.020%보다 불과 0.9bp 높은 수준이다. 사실상 투자수요가 제한적인 사모사채의 디스카운트가 거의 적용되지 않았다.
대표주관은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호텔롯데는 지난 3월27일에도 동일 만기로 1000억 원어치의 사모사채를 찍었다. 이 역시 한국투자증권이 주관사로 나섰다. 조달 자금은 내달 16일 만기도래하는 공모사채 2300억 원의 일부를 상환하는 데 쓰일 것으로 보인다. 3월 사모채 역시 공모 외화표시채권 1억 달러 차환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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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의 현금성자산은 3월말 기준 191억 원 가량에 불과하다. 연간 4000억 원 가량의 에비타(EBITDA)를 창출하고 있지만 현금흐름 상 가용 자금이 거의 없다. 1분기말 현재 영업활동현금흐름은 -685억 원을 나타내고 있다. 잉여현금흐름 역시 1000억 원의 적자를 면치 못했다.
현재 유동성 상황으로는 6월 2300억 원의 공모 채권 만기에 대비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향후 추가적인 사모사채나 별도의 차입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호텔롯데가 기업어음 시장에서 조달을 늘리고 있는 것도 이같은 재무 상황과 연관성이 커 보인다. 호텔롯데는 이달 들어 2500억 원어치의 기업어음을 찍었다. 만기 한달 이하 짜리로 6월 초에 상환 기일을 맞는다.
현재 미상환 물량의 경우 부족한 현금흐름을 보완하는 성격이 강하다. 하지만 앞으로 공모채 상환을 위해 기업어음 만기를 늘리고 발행량을 크게 확대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
◇ 공모 회사채 시장 복귀 시점은·
호텔롯데의 공모 회사채 시장 복귀 시점도 관심사다. 그러나 최근 시장 상황에서는 당분간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요즘 발행되는 사모사채가 만기구조나 금리 면에서 공모채와 진배 없는 이상 당분간 전략적으로 사모 조달에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보험권 등에서 우량 기업 사모채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나타나고 있어 수요 측면에서도 불리할 게 없다는 분석.
호텔롯데 입장에서도 그간 재무레버리지 확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진 점을 의식해 사모시장에서 조용히 조달을 집행하는 것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전반적으로 재무부담이 커졌고 최근 롯데쇼핑 글로벌 신용등급 하락 이후 이에 대한 관리를 더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하지만 조달을 아예 늦출 수는 없어 사모사채나 기업어음 등의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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