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정체' 일양약품, 커지는 중국매출 '그림의 떡' 3년째 1400억대 매출...1000억 매출 중국법인 지분법이익만
장소희 기자공개 2014-07-04 08:17:23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1일 08: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0 여년 간 매출 정체로 고민해 온 일양약품이 지난해에도 매출 1500억 원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법인 3곳을 통해 적잖은 매출을 올리고 있지만 합작법인이라 연결 매출로 반영하지 못하는 실정이다.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인 일양약품은 지난해 매출액 1477억 원, 영업이익 47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과 비교했을 때 영업이익은 15억 원 늘어 증가폭이 컸지만 매출액은 13억 원 늘어 0.9% 증가하는데 그쳤다.
일양약품은 이미 오래 전부터 매출 정체를 고민하고 있다. 11년 전인 지난 2003년 1000억 원을 넘긴 매출 규모는 2005년 1200억 원대로 올라섰지만 이후 답보상태를 거듭하다가 현재는 1400억 원대를 3년 간 유지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양약품이 과거 매출액 기준으로 업계 2위까지 하던 시절이 있었다"며 "의약분업, 약가인하 등 잇따라 제약업계 환경이 변한데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한 결과 아니겠냐"고 평했다.
신약개발에만 몰두해 영업, 마케팅 등에 소홀한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양약품은 지난 2008년 정도언 회장이 신약 연구·개발(R&D) 비용으로 사재 30억 원을 쾌척하며 R&D에 가속이 붙기 시작했고 R&D 비용으로만 매출액의 10%를 쏟아 붓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보다 9억 원 가까이 R&D 비용을 늘려 전체 매출의 11.13%를 지출했다.
|
게다가 일양약품은 제약사업 외에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계열사가 사실상 없다. 최근 약가인하와 리베이트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이 여러 계열사를 두고 발 빠르게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일양약품은 중국에 있는 법인 3곳(양주일양제약유한공사, 통화일양유한공사, 일양한중무역유한공사)을 제외하면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칸테크'만 계열사로 두고 있다. 칸테크는 일양약품의 IT 솔루션 사업 외에도 외부 고객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적자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로선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법인 3곳이 일양약품의 유일한 희망이다. 과거 일양약품을 업계 2위 자리에 올리는데 큰 역할을 했던 드링크제 '원비디'가 중국에서도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중국 양주와 통화에는 생산공장을 갖추고 현지 유통도 맡고 있으며 상해에 위치한 일양한중무역유한공사는 수출과 유통 전반을 담당한다.
중국법인들은 모두 현지 정부와 합작으로 설립됐다. 양주일양유한공사는 일양약품(52%)과 중국 고우시 정부(48%)가 합작 투자해 설립했고 통화일양유한공사는 일양약품이 지분 45.9%를 보유하고 있다. 일양한중무역유한공사에 대한 일양약품의 지분율은 60%다. 중국 제약산업의 특성 상 정부의 규제가 엄격해 진출한 지역 정부와 합작방식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
그 까닭에 아직까지 중국법인을 통해 올린 매출을 일양약품 매출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양주일양유한공사의 당기순이익 65억 원, 통화일양유한공사 47억 원에 대한 지분법 평가이익만 누리고 있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 원비디 단일 품목으로만 연평균 300억 원 매출을 올리고 있고 전체 매출로는 1000억 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진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중국법인을 통해서 매출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고 판매하고 있는 품목 수도 늘리고 있다"면서 "하지만 연결 기준으로 일양약품 매출로 잡히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인 것은 사실이지만 제약산업에 대한 정부의 입김이 너무 세서 단독 진출이 어렵다"며 "제품이 중국에서 승승장구해도 모기업에 직접적인 이익을 가져다 주는지는 꼼꼼히 따져봐야 알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