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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녹십자의 중국 공략 [thebell note]

김선규 기자공개 2014-07-07 09:20: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2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약업계에서 중국진출은 하나의 트렌드다. 국내 제약사들은 일찍부터 중국시장에 진출해왔다.

하지만 대부분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국내 제약사가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은 복잡한 의약품 유통구조, 중국 정부의 의약품 통제와 가격 압력 탓도 크지만 무엇보다도 중국 의약품 시장에 '짝퉁(가짜)'이 성행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약을 개발해 중국에 판매를 시작한지 석 달이 되지 않아 약국에서는 가짜제품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다"며 "가짜제품 때문에 오리지널제품이 판매되지 않아 매출이 쪼그라들었다"고 말했다.

중국에 진출한 국내 제약사들은 가짜제품 때문에 막대한 유·무형 손실을 입었다. 브랜드 이미지가 실추될 뿐만 아니라 판매 부진에 따른 손실도 수백억 원에 이른다. 또한 가짜제품으로 시장이 혼탁해져 정상적인 가격과 통로로 판매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가 중국시장 내에서 가짜제품을 통제하기란 쉽지 않다. 중국 당국이 의약품 단속을 하는 것도 아니고 제약사가 직접 중국 전역의 유통망을 점검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한 여전히 대다수 중국 소비자들은 구매력이 낮아 저렴하면서도 효능이 비슷해 보이는 가짜제품을 선호한다. 의약품 특허와 오리지널 제품에 대한 인식이 성숙하지 않아 짝퉁시장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런 와중에도 중국 시장에서 의미 있는 실적을 거두고 있는 제약사가 있다. 한미약품과 녹십자다. 양사 모두 특화된 의약품 시장에 뛰어들어 중국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어린이 의약품, 녹십자는 혈액제제 시장에 진출해 탄탄한 입지를 다졌다.

한미약품과 녹십자는 시장을 선점해 진입장벽을 높였다. 또한 경쟁이 없는 특화된 의약품을 공급하다 보니 이를 대체할 만한 짝퉁시장도 형성되지 않았다.

양사 모두 중국진출이 아직 본궤도에 오르지 않았지만 가시적인 성과가 눈에 띄기 시작했다. 한미약품의 중국 자회사인 북경한미는 매년 20%안팎의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 1분기 10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녹십자도 중국 혈액제제 시장에서 연간 400억 규모의 매출 성과를 올리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제약업체는 그간 중국 정부의 규제와 특수한 환경을 탓하며 중국진출 부진을 설명했다. 하지만 한미약품과 녹십자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마땅한 타개책이 없는 것도 아니다. 무작정 중국진출을 서두르기보다 특화된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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