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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제약, 카나브 수출 다음 단계있나 [유통家 해외사업 명암]중남미 포함 15개국에 수출 예정...자금·영업력 문제로 직진출 '한계'

장소희 기자공개 2014-07-10 09:05: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7일 1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약업계 손꼽히는 토종 신약을 보유한 보령제약이 해외 수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혈압신약 '카나브'가 그 주인공이다. 멕시코 시장에서 처음으로 시판 허가를 얻고 중남미 13개국 판매에 나선 것에 이어 러시아, 중국까지 영역을 넓혔다.

하지만 아직까지 보령제약은 해외 공장이나 법인이 없다. 국내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수출하는 형식으로만 해외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카나브의 제품력이 우수하다 보니 수출을 통한 간접 진출이 직접 진출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보령제약은 약 12년에 걸친 연구기간을 통해 지난 2011년 3월 카나브를 발매했다. 연구·개발에 투자된 자금만 500억 원이다. 한해 3000억 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보령제약이 뚝심을 가지고 꾸준히 투자한 결과물이다.

효능에 있어서도 세계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 개발 당시에도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신약으로는 가장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최근에도 국제 학회 등에서 주목받는 제품이다. 개발 이후 복합제 개발도 활발하게 이어진 덕에 세계시장에서 다양한 수요에 맞는 형식으로 발매가 가능하다.

이미 수출 계약도 다수 성사됐다. 지난 2011년 10월 멕시코 스텐달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6월 현지 당국의 허가에 따라 해외시장에서 첫 시판에 나섰다. 뒤이어 2012년 10월에는 브라질 아쉐사, 지난해 1월에는 러시아 알팜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하며 중남미 시장에 이어 러시아 시장에도 진출했다. 올해 1월에는 중국 글로리아사와 라이선스아웃(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진출에 나선 중국시장에도 발을 디뎠다.

보령제약이 해외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지만 앞으로 시장 주도권을 가져오는 문제가 남아 있다. 세계시장에서 제품력은 인정받았더라도 해외 현지 파트너를 통해 판매가 이뤄지는 탓에 해외시장을 주도적으로 개척할 수 없다. 시장 진입 단계에는 현지 사정을 파악하기 위해 파트너사를 찾더라도 향후 자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완제품을 판매하는 단순 수출의 경우 성장 한계가 뚜렷하다"면서 "특히 카나브가 집중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선진국 이외 국가들에서는 현지 파트너사와 신뢰관계가 공고하게 쌓이기 전까지는 정확한 매출 파악이 힘든 경우도 많아 로열티 수취도 불분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품력이 우수한 덕에 초기 해외시장 진입에는 유리했으나 현지 파트너사 없이 해외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지 여부에는 의문이 제기됐다. 현지에서 자체적인 영업력을 갖추기에는 보령제약의 규모가 영세하고 현지 법인과 공장을 세우기 위한 투자금 마련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제약업계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들의 경우 국내시장에 진출할 때 파트너사의 영업망을 적극 활용한 뒤 판권을 회수, 직접 영업에 나서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국내사들은 완제품 수출이나 기술수출 등은 가능해도 현지 직접 영업이나 생산이 힘들만큼 자금이나 영업력이 탄탄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직접 진출에 대해 보령제약 관계자는 "현재는 해외법인 설립이나 공장 준공 등 직접 진출 여부를 확정한 것이 없다"며 "수출로 카나브가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상황을 지켜보고 새로운 해외진출 방식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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