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7월 11일 07시4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 송도 셀트리온 본사의 오후 3시는 고요함 그 자체였다. 서정진 회장의 지분 매각 선언과 잇단 매각 철회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회사라고 하기에는 이상하리만큼 평화로웠다.
지난 2011년 증설된 2공장 내부로 들어가니 셀트리온이 평화를 지키고 있는 이유를 알 만 했다. 티끌 하나 보이지 않게 철저하게 관리된 세포 배양기와 정확한 각도로 꺾인 파이프가 셀트리온의 경쟁력을 말해주고 있었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의 자신감이 생산라인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아직 그들에게 남겨진 숙제는 많은 듯 했다. 내년에 본격적으로 열릴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에 속도를 낼 필요가 있어 보였다. 최근 각 국에서 허가를 마친 램시마 외에 후속 파이프라인도 빨리 시장에 선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제대로 된 실적이 나지 않는 회사가 미래 사업성만 놓고 투자자를 설득하고 있으니 이 과정에서 흘러나오는 잡음도 셀트리온의 고민 중 하나다.
무엇보다 국내에서 투자를 유치하기 어렵다는 점이 셀트리온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국내에선 생명공학사업에 대한 불신이 팽배했고 그 영향을 고스란히 받고 있는 듯 하다. 해외 투자자들에 비해 바이오산업 자체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적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마저도 바이오산업에 대한 편견이 깔려있는 것이 문제다.
셀트리온은 산업을 이해해줄 투자자를 찾아서 눈을 외부로 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바이오를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낙점하고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는 삼성그룹이나 오랜 기간 제약사업을 하며 얻은 혜안으로 바이오사업에 뛰어든 동아쏘시오그룹도 결국은 같은 처지에 놓일 가능성이 높다. 현재 셀트리온이 겪고 있는 문제가 단순히 그들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기관을 포함해 국내 투자자들이 투자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미 해외 투자업계에서 헬스케어 산업은 전문가 집단의 집중적인 분석을 받는 최대 관심 분야다. 새롭게 각광받는 산업에 발 빠르게 관심을 갖지 않으면 국내 순수 기술에 투자한 해외 투자자들이 달콤한 과실을 수확하는 것을 구경만 할 처지에 놓일 수도 있다. 정부를 비롯해 식약처 등 관련 부처의 선견지명도 절실히 요구된다.
렘시마로 대표되는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사업이 계획처럼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셀트리온의 성공 여부를 떠나서 미래 핵심 산업군이 될 수 있는 바이오 분야에 대해 개념을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편견을 거두고 글로벌 수준에서 산업 분석을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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