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위험업종, 신용등급 하락 위험 '여전' [정기 신용평가 리뷰] ⑤건설·해운·조선·철강사, '부정적' 전망 다수…증권업 재평가 돌입
서세미 기자공개 2014-07-22 10:14:00
이 기사는 2014년 07월 16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올해 상반기 정기평가를 통해 신용등급을 대거 조정했다. 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긍정적' 또는 '부정적' 등급전망이 달리며 추가적 신용등급 상하향 가능성이 제기된 기업들도 많았다.'부정적' 등급전망을 받은 기업들은 신용등급 하락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은 남아있지만 대부분 대대적인 재무개선 없이는 신용등급 유지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는 올해와 내년 사이 신평사들이 제시한 재무 트리거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숙제가 남게 됐다.
올 상반기 정기평가 기간중 '부정적' 등급전망 꼬리표가 달린 BBB급 이상 회사채·발행사는 총 27곳이다. 최근 몇 년간 신용위험이 제기됐던 업종이나 그룹 내 기업들이 타깃이 됐다. 업종별로는 건설사와 금융사가, 그룹별로는 한진, 현대 계열사들이 빠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까지 신용등급 하향 가능 대상으로 지목됐다. AAA등급의 포스코와 KT도 이번에 '부정적' 등급전망을 받으며 신용도가 흔들렸다.
◇ AAA급 포스코·KT의 등급 하향 가능성 ↑
올해 정기평가 통틀어 가장 큰 화제가 됐던 신용도 조정은 단연 포스코와 KT다. '신의 영역'이라고 불리던 AAA급 기업들의 신용도가 조정되면서 큰 화제를 몰고 왔다.
현재 KT는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부정적'등급전망을 부여하고 있다. 포스코는 NICE신용평가와 한신평으로부터 '부정적' 등급전망을 받았다. 한기평은 이미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A+로 떨어트린 상태다.
KT는 수익성 개선 노력에도 별도기준 EBITDA마진이 오히려 저하되는 가운데 특별명예퇴직 실시 등으로 늘어난 재무부담이 신용도 조정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기평은 등급 하향 재무 트리거를 별도기준 수정 EBITDA마진이 23% 미만, 영업현금흐름(OCF) 대비 총차입금이 2.3배 이상 수준을 유지할 경우로 제시했다.
포스코의 경우 철강업황 침체가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둔화된 가운데 계속된 투자가 '부정적' 평가로 이어졌다. 한신평과 NICE신평은 앞으로 국내 철강사들의 사업 환경이 개선될 수 있을지 여부와 함께 재무개선을 통한 재무지표 추이를 모니터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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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설사 리스크 여전…한기평 가장 보수적 입장 취해
올해 업종 중에서 가장 '부정적' 등급전망 달린 기업이 많은 업종은 건설 부문이다. 총 6개 기업이 해당된다. 신평3사 중 한기평이 건설사에 대해 가장 보수적인 평가를 내렸다.
대림산업(AA-), 대성산업(BBB-), 한신공영(BBB+) 등 3개 기업은 신평3사가 모두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하며 의견을 같이했다. 반면 계룡건설산업(BBB+)과 한화건설(A0)은 한기평만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했다. 롯데건설(A0)은 한기평과 NICE신평이 신용등급을 떨어트린 가운데 한신평이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달았다.
다수 건설사들이 오랜 기간동안 지속된 업황침체로 수익성이 저하되고 일부 영업자산에서의 부실 발생으로 재무부담이 늘어난 상황이다.
AA급인 대림산업의 경우 수익성을 2012년 수준으로만 회복해도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대부분 건설사들은 재무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태라 금융비용 대비 영업이익 개선이 신용등급 유지 조건으로 제시됐다.
특히 대성산업(BBB-)은 신용등급이 하향된지 6개월 만에 추가 등급 강등이 이뤄지고 '부정적' 등급전망을 추가로 받은 상태다. 빠른 시일 내 보유자산 매각 등을 통해 가시적인 재무레버리지 축소가 일어나지 않으면 투기등급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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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한진그룹, 해운업황 침체 영향으로 신용위험 커져
건설사와 더불어 4대 위험 업종으로 불리는 조선, 철강, 해운에서도 다수 기업들의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그 중에서도 가장 타격이 컸던 업종은 해운업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개별기업의 신용도 하향 조정은 물론 다른 계열사들의 신용도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NICE신평과 한신평은 한진해운의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하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했다. 한기평은 다른 신평사보다 한 노치 낮은 BBB-등급을 부여하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했다. 또 한기평과 NICE신평은 같은 한진 그룹 계열사인 대한항공(A-)과 한진(A-)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또다른 해운사인 현대상선의 경우 한기평과 NICE신평이 신용등급을 하향하고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했다. 한신평은 이들보다 한 단계 나아가서 현대상선을 투기등급인 BB+(안정적)로 떨어트렸다. 한신평은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로지스틱스와 현대엘리베이터의 등급도 BB+로 하향하면서 현대그룹에 대한 신용위험 확대에 대한 우려를 내비쳤다.
한기평은 현대로지스틱스 등급을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두 노치 하향한 데 반해 NICE신평은 현대로지스틱스와 현대엘리베이터의 신용등급은 한 노치 조정하며 의견차이를 보였다. 다만 두 신평사 모두 등급전망은 '부정적'으로 부여했다.
조선업과 관련해서는 한국기업평가가 한진중공업(BBB+)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철강업에서는 동국제강(A)의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두산 계열사 중에는 한국신용평가가 두산엔진(A)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 SK·한화·현대證, 등급전망 '부정적'…수익성 저하로 자본적정성 악화
금융사들도 올해만큼은 신용도 조정을 피해가지 못했다. 발행이 잦은 금융사들은 신평사 주요 고객인 만큼 신평사 입장에서도 신용도 조정이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증권사들 중심으로 '부정적' 등급전망을 단 금융사들이 6곳에 달했다.
한기평은 건설사에 이어 금융사에 대해서도 가장 보수적인 잣대를 들이댔다. 한기평은 그룹 관련 위험 부담이 늘어난 대신에프앤아이와 현대증권의 신용등급을 하향,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는 데 그친 NICE신평과 한신평보다 더 강경한 태도를 내비쳤다. 또 한기평은 캐피탈사에서 NPL투자업으로 전환한 외환에프앤아이의 사업확장이 지체되자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증권업종 내에서는 한기평과 NICE신용평가가 한화투자증권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SK증권에 대해서는 NICE신평과 한신평이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최근 수익성 저하로 자본적정성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반영됐다. 이에 따라 자본적정성 지표가 개선될 경우 신용등급 유지 가능성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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