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重 RCPS, 부채비율보다 유동성 확보에 중점 신용위험 핵심 재무레버리지 재상승…차입금 감축 등 위한 재원 필요
황철 기자공개 2014-08-05 08:19:53
이 기사는 2014년 07월 31일 17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두산중공업이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통해 최대 5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설립 이래 최대 규모의 자본 확충이다. 지난해 연말 가열하게 진행한 재무개선작업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두산중공업은 작년 12월 자사주 매각과 자산재평가를 통해 유동성과 자기자본을 크게 확충했다. 그 결과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등 재무지표를 크게 개선했다. 유입 현금으로 차입금도 상당 수준 갚았다.
그러나 최근 운전자본 부담 등의 영향으로 차입금이 다시 증가 추세로 전환하고 있다. 수주감소와 영업수익성 저하 등으로 인해 보유 유동성과 현금창출력도 떨어졌다.
그동안 두산그룹 신용도 제약의 요인이었던 재무레버리지 확대에 대한 우려를 서둘러 해소할 필요가 생긴 것. 유동성 확충과 회계적 지표 개선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대규모 RCPS 발행을 선택한 결정적 이유로 풀이된다.
◇ 줄었던 차입금 다시 급증, 현금여력도 축소
최근 영업현금창출력 저하로 지난해 연말 진행한 대대적인 재무개선작업의 효과가 상당부분 희석되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중공업은 작년 12월 3023억어치의 자사주를 매각했다. 이 자금 대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사용했다. 그 결과 지난해 연말 개별 기준 총차입금은 2조8864억 원으로 전년 3조2183억 원에서 크게 줄었다.
토지재평가로 5077억 원 규모의 차익을 남겨 자기자본도 크게 늘렸다. 차입금 상환과 자본확충이 동시에 이뤄지면서 개별 기준 부채비율은 전년 221%에서 141%로 뚝 떨어졌다.
이번 RCPS 발행 역시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재무적으로 거의 유사한 효과를 노릴 수 있을 전망이다. 그룹 신용위험의 핵심인 재무레버리지를 최소화하면서 자금 마련에 나섰다는 점도 공통적이다.
다만 부채비율 개선 등의 효과는 개별·연결 기준 모두 지난해말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이번 증자가 회계적 지표의 개선보다 유동성 확충에 더 무게를 싣고 진행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실제 두산중공업의 현재 재무상황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자, 개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현금 유동성 확보가 꼽힌다. 최근 시황 악화에 따른 영업력 저하로 현금창출력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두산중공업 신용위험의 핵심이었던 차입금이 다시 급증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으로는 재무적 부담을 최대한 줄이면서 외부자금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안으로 RCPS를 검토하기에 충분한 상황이 조성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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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중공업의 총차입금은 올해 1분기말 3조2837억 원으로 재차 증가했다. 자사주 매각 등을 통해 2조 원대로 떨어진 지 불과 3개월만에 2012년말(3조2183억 원) 이상으로 급증한 것. 1년 내 만기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유동성장기부채 포함)이 2조1104억 원에 달할 정도로 상환 부담도 크다. 이중 매입채무 성격의 무역금융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긴 하지만 현재 현금여력으로는 벅찬 수준이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수주·매출액 감소와 운전자본 부담 등의 영향으로 현금흐름이 크게 저하됐다. 1분기에만 영업활동현금흐름의 적자폭이 2994억 원에 달했다. 잉여현금흐름도 3312억 원이나 부족하게 나타났다. 당분간 수주감소의 여파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연말까지 현금흐름의 추가적인 악화도 우려되고 있다.
영업상의 자금 부족과 잇따른 계열사 지원 등으로 보유 현금도 크게 줄었다. 1분기말 현금성자산은 2574억 원으로 1년여 전인 2012년말 6757억 원의 절반에도 못미쳤다. 6100억 원 규모의 금융권 크레딧 라인을 갖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외부 자금일 뿐이어서 재무적 버퍼로는 한계가 있다.
적정 유동성과 펀더멘털 관리 측면에서도 재무훼손을 최소화하며 자금을 수혈할 수 있는 자본성 조달이 적절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재무개선 의지에 대한 신뢰도 필요
RCPS 발행으로 일정부분 회계적 지표 개선의 효과도 노릴 수 있다. 부채비율 개선 수준이 작년말에 비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시장에 재무개선 의지를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 반응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RCPS는 회계적으로 전액 자본으로 분류돼 부채비율이나 차입금의존도의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두산중공업이 RCPS로 최대 5000억 원의 자본을 확충할 경우 개별기준 부채비율은 131%에서 124%로 떨어진다.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258%에서 240%로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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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입금의존도 역시 1분기말 개별 기준 30.6%에서 29.25%로 소폭 감소한다. 유입자금을 전액 차입금 감축에 사용할 경우 최대 23.74%까지 낮출 수 있다. 두산그룹 신용위험의 핵심으로 부각한 재무레버리지를 관리하는 측면에서 회계적으로나 실질적으로나 상당한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업계 크레딧 애널리스트는 "작년말 차입금 감축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대한 시그널을 보여줬지만 올해 성장성과 현금창출력 저하로 재무레버리지 확대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졌다"라며 "RCPS와 같은 자본성 조달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고 시장에 재무개선에 대한 신뢰를 선제적으로 심어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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