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66%세금추징…운용사 줄도산 현실화 우려 [위기의 부동산펀드]①추징규모 1200억…취득세 감면 혜택도 종료
이 기사는 2014년 08월 20일 08: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말 부동산펀드의 취득세 감면 혜택 13년 만에 종료된다. 최근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부동산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업계의 줄도산이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안전행정부가 부동산펀드를 등록하기 전에 부동산을 취득한 경우 취득세 감면 대상이 아니라고 유권해석을 내린 이후 줄곧 운용사 폐업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자기자본보다 내야 할 세금이 더 많은 운용사가 있는가 하면, 투자자의 반환청구소송으로 번질 경우 반환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라는 지적이 계속됐다. 이런 상황에 세금 감면혜택 자체가 없어지자 자산운용업계는 말 그대로 망연자실이다.
◇ 부동산펀드 66%가 취득세 추징 대상
20일 머니투데이 더벨이 금융감독원과 자산운용업계 자료를 토대로 산출한 자료에 따르면 취득세 추징 대상은 30개 운용사의 98개 펀드로 이들 펀드가 감면 받은 세금은 1201억 원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2008년 자본시장법이 발효돼 '사전등록제'로 바뀐 이후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라 내야하는 지방세(세율 4.6%)의 30%를 감면받은 148개 펀드의 66.2%가 세금을 추징받게 될 처지다.)
펀드 운용 기간에 따라 가산세까지 적용될 예정이어서 향후 과세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설정액 규모로 따지면 10조 원으로 전체 부동산펀드 설정액 19조 7000억 원의 절반을 넘는다.
아울러 정부는 부동산펀드 등이 매입한 토지와 빌딩에 취득세(매입가의 4.6%)의 30~50%를 감면해주는 혜택을 올해말로 폐지하기로 확정했다. 예를 들어 10억 원의 취득세를 부과받았다면 30%인 3억 원은 감면혜택을 받아왔는데, 내년부터는 10억 원 모두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등록이전 펀드의 부동산매입으로 감면받은 세금을 추징받은 상황에서 취득세 감면자체를 없애버리자 수익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세제혜택이 사라지면 부동산 매입비용이 1.38%(취득세 4.6%×감면율 30%) 더 들어가게 된다. 펀드 운용기간이 3~5년인 점을 감안하면 연 수익률은 0.27~0.46% 하락하게 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상업용 부동산 투자수익률은 연 5.18%수준. 세제혜택 폐지로 연 수익률은 4%대로 하락하게 된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사후등록을 해도 문제가 없는 것처럼 입장을 밝혀오지 않았냐"며 "사전등록하지 않은 펀드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도 감당하기 어려운데 취득세 감면을 폐지해버리면 중소형 운용사는 폐업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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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스자산운용 자기자본 대비 400% 세금 징수
세금을 가장 많이 추징받는 곳은 이지스자산운용이다. 15개 부동산펀드 가운데 10개가 사후등록을 해 추징액이 256억 원을 넘는다. 삼성SRA자산운용(141억 원), 하나자산운용(127억 원)도 100억 원 넘게 추징을 당할 처지다. 부동산펀드를 보유한 국내 39개 운용사 가운데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알파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KDB자산운용, 베스타스자산운용, 도이치자산운용 등 7개사와 지방세법에 따라 취득세가 면제된 유진자산운용, 메리츠자산운용 2개사를 제외한 30개사가 감면받은 취득세를 납부해야 한다.
이지스자산운용의 경우 추징될 세금이 자기자본대비 376.7%에 달한다. 아주자산운용 143.8%등으로 취득세 감면액을 추징당할 경우 파산이 불가피하다고 운용업계는 보고 있다. 그렇다고 세금을 내지 않을 방법도 없다. 미납할 경우 가산세가 부과되고 펀드 재산에 대한 강제처분이 진행돼 정리 수순을 밟게 된다. 아주자산운용의 경우 1개의 부동산펀드의 감면 세액이 32억 원인데 자기자본이 22억에 불과해 추징당할 경우 1개 펀드에 내야 할 세금조차 충당할 방법이 없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취득세 환수 고지서가 발급되면 운용사가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방법이 유일한 해결방법인데, 이마저도 취득세를 먼저 내야 한다. 보유 부동산을 매각하는 방안이 있지만 매입 의사를 밝힐 만한 투자자를 찾기도 어렵다.
투자자들의 반발도 잠재된 리스크다. 취득세 감면 혜택을 내세워 투자자를 모집한 만큼 세금 추징과 취득세 감면 폐지로 펀드 수익이 악화될 경우 투자자들이 운용사가 책임지라는 반환청구소송을 낼 수 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고유재산으로 세금납부가 불가능한데다가 투자자 소송까지 번질 경우 결국 청산, 폐업을 선택하는 운용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지스자산운용 등 상위 10여 개 운용사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금융위원회에 긴급자금 요청을 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운용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최소 2년 이상 걸리는 행정소송이 유일한 해결방법"이라며 "하지만 2년 동안 버틸 수 있는 부동산전문 운용사가 몇 개나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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