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9월 03일 09: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벤처투자의 사장 인선이 지지부진하다. 수장을 선정하는 데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번 사장 인선 절차로 정부 인사시스템의 한계가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공모 절차를 거쳐 추천된 인사라도 윗선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가차없이 거부되는 문제점이 있다.당초 한국벤처투자 사장은 절차대로라면 지난 7월말 선정했어야 한다.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현 사장의 임기가 지난달 초까지였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한국벤처투자가 운용 중인 모태펀드의 출자 사업도 한 달 넘게 미뤄지고 있다.
한국벤처투자는 지난 6월부터 사장 공모 절차를 시작했다. 당시 26명이 지원할 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이번 정부들어 벤처금융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 영향 덕분이다. 한국벤처투자 임원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는 최종 3명으로 압축해 다시 인사검증을 시작했지만 결국 '원점 재검토'라는 수를 택했다.
한국벤처투자의 최대주주는 중소기업청 산하기관인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인사검증 절차만 거치면 바로 주주총회를 소집, 새 사장을 결정할 수 있다. 다만, 비공식적으로 임추위에서 최종 선정한 1명에 대해 청와대의 제가를 얻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도 1명의 후보자가 유력하다고 업계 내에서 파다하게 소문이 퍼졌다. 하지만 또다른 후보자가 정치권 인맥을 총 동원했고, 결국 3명 모두 청와대에서 반려했다고 전해진다. 소문이 사실이라면 벤처 산업을 이끌 한국벤처투자 사장에 정치권의 입김이 상당히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럴 거면 뭐하러 공모를 하느냐는 소리도 나온다. 인사검증이 됐어도 또다시 위에서 거부하면 그만인 탓이다. 사장 공모 절차를 다시 시작한 한국벤처투자는 똑같은 일을 2개월 넘게 해야한다. 창조경제와 가장 근거리에 있어야 할 기관의 사정이 이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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