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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아니라 '대우인터내셔널'에 주목하라 [thebell note]

김익환 기자공개 2014-09-18 10:13: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16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미얀마 사업은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주선으로 초석을 놓았다. 키신저는 미얀마 진출을 꾀하던 김우중 전 대우 회장에게 미얀마 권력서열 1, 2, 3인자를 소개했고, 사업은 급물살을 탔다. 미국 외교계 거물 키신저가 대우인터내셔널 캐시카우 형성에 한몫을 한 셈이다.

세계경영을 기치로 내건 대우그룹의 인맥네트워크는 탄탄했다. 키신저와 알렉산더 헤이그 전 미국 국무장관을 자문역으로 위촉한 게 대표적이다. 아프리카부터 중동·동유럽까지 깔린 네트워크도 숱하게 많았다. 대우의 세계경영은 하버드대에서도 사례연구를 할만큼 인정을 받았다.

㈜대우는 세계경영의 첨병이었다. 세계 최대 종합상사였던 ㈜대우는 1969년 국내 무역업체 최초로 해외지사를 설립, 신흥국 시장에 뛰어든다. 수단에서 타이어·방적사업으로 리비아에서 석유중개·건설사업으로 돈을 벌어 자동차·중공업에 밑천을 댔다. 하지만 대우그룹이 해체되면서 ㈜대우의 숱한 자산이 사라졌다. 다행히 ㈜대우의 남은 노하우·시스템을 대우인터내셔널이 승계했다.

김 전 회장은 최근 출간된 '김우중과의 대화'를 통해 "신흥시장이 계속 커지니까 ㈜대우가 커지는 건 시간문제였다"며 "(㈜대우가) 지금 종합상사(대우인터내셔널)만 나누어져서 그래도 잘하는 건 그나마 그동안 쌓아놓은 노하우와 조직이 남아 있어서다"라고 밝혔다.

세계경영의 자산을 승계한 대우인터내셔널은 요즘 구조조정이 한창이다. 포스코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이다. 얼마 전 대우백화점을 비롯한 유통부문을 매각했고, 모태인 부산공장도 팔았다. 세계경영의 밑바탕인 해외 자산도 다수 매각했다.

구조조정이란 미명 아래 ㈜대우의 유산이 훼손되고 있는 셈이다. 노하우·네트워크를 비롯한 무형자산이 대우인터내셔널의 핵심 기업가치라는 점에서, 포스코가 주도하는 구조조정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 의문이다.

'김우중과의 대화'는 출간되자마자 논란을 불러왔다. 김 전 회장이 출간기념회 때 흘린 눈물을 두고, 여러 해석이 뒤따랐다. 대우해체의 진실게임은 시장의 재해석에 맡길 일이다. 더 주목할 것은, 대우가 쌓아놓은 유산을 보전하는 것이다. 신흥국 시장을 뚫은 대우의 노하우, 세계에 퍼진 인적·물적 네트워크는 한국 경제의 자산이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에 돌입한 대우인터내셔널이 숱한 자산을 흘려보낸 ㈜대우의 전철을 밟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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