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09월 17일 07시4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말 부분 자본 잠식에 빠진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가 최근 핵심 심사역까지 이탈하면서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사태 진화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외부 수혈 등 특단의 조치 없이 현재 위기 상태를 스스로 극복하기 힘든 상황이다.사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는 대학펀드 운용을 통해 탄탄한 트랙 레코드를 쌓으며 초기창업분야에 특화된 신생 창업투자회사로 주목을 받았다. 2013년 모태펀드 1차 정기출자사업에서는 창업초기B 부문 운용사로 선정돼 모태펀드로부터 가장 많은 금액을 출자받기도 했다.
하지만 순항하던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가 한 순간 존폐 기로에 서게 된 것은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나노트로닉스에 문제가 생기면서부터다. 2012년 6월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는 고유계정으로 코스닥시장 상장사 나노트로닉스에 60억 원을 투자했다. 작년 상반기까지만해도 영업손실이 늘어나긴했지만 이자를 연체하지 않는 등 큰 문제는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채권자가 회사에 파산신청을 하면서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이후 크고 작은 소송이 줄을 이었고 올해 초 한진호 대표의 횡령배임사건까지 터졌다. 결국 지난 3월 나노트로닉스는 상장폐지됐다.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는 원금 회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20억 원 이상의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사실 창업투자회사는 현재가 아닌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하기 때문에 속성상 투자 리스크가 높을 수밖에 없다. 아프긴 하지만 손실이 난 투자건에 대해 상대적으로 관대한 편이다. 다만 전제는 심사역들의 적절하고 논리적인 판단이 수반된 투자일 경우다. 문제는 이번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의 나노트로닉스 투자가 심사역들의 공감대를 형성하지 못한 투자란 점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는 대주주 슈프리마의 절대적인 영향을 받아 나노트로닉스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슈프리마가 실무 심사역의 의견과 무관하게 압력을 넣었다는 것이 주변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창업초기 전문 벤처캐피탈인 슈프리마인베스트먼트가 중기 단계 기업인 나노트로닉스에 이해하기 어려운 거액을 투자한 배경에 대주주가 있었던 것이다.
좋은 투자처 발굴이나 사업적인 시너지를 기대하고 많은 기업들이 창업투자회사를 설립해 그 첨병 역할을 맡기고 있다. 다만 기본 전제는 창업투자회사 본연의 업무가 존중되고 투자의 독립성이 인정돼야 한다는 점이다.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기업에 종속된 작은 투자 유닛으로 전락하게 된다. 창업투자회사의 역할, 존재 이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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